서귀포 문학작품 전국응모 대상 수상작
주인공은 선과 규다.
선은 지독한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을 한다. 어릴 때부터 이놈의 병 때문에 왕따도 당하고 사회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러던 그녀가 마침 자살을 하기 위해 제주도로 향한다.
박수기정, 절벽에서 뛰어내리려는 순간. 규는
"여봐요. 두 시간만 기다려요. 어차피 갈 건데 뭐 그리 바빠요."
라는 명대사를 남긴다.
그리고 규는 선의 치유를 위해 힘쓴다.
2시간 더 살려던 게 20년을 규와 함께 살며 제주도의 청귤농사를 함께 짓는다.
치유의 섬인 제주도에 가고 싶게 만드는 소설이다.
그리고 이런 운명 같은 로맨스가 또 있을까.
작가는 서귀포를 아주 잘 설명하고 있다. 곳곳의 분위기를 잘 묘사해 놓았다.
방황하는 규의 딸에게 선은 말한다.
"어렸을 땐 나도 온통 원망하는 힘으로 살았어. 근데 나이가 들면서 이해하게 되더라.
내 아픔만 생각하고 내 고통에만 매몰돼 살았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주변을 돌아보게 됐어.
나 때문에 고통스러웠을 내 엄마, 내형제들 그리고 내 고통을 봐준 모든 사람들.
그들에게 이제야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어."
선이 군산오름으로 소희를 안내한다.
사춘기시절 찾아오는 아이들의 원망을 힘으로 묘사한 작가의 연륜이 느껴진다.
아이들의 투정에 상처받던 나의 옹졸함과 어리석음에 반성도 해보았다.
어쩌면 에너지를 모으느라 원망하고 통곡하고 그러는 게 인간인가 보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경탄하고 삶을 사랑으로 채우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노을처럼 가슴으로 물든다.
나도 제주에 관한 추억을 떠올려 보았다.
첫아이 임신했을 때 입덧이 심했는데 딱 3박 4일 제주도에 있는 동안은 입덧이 없었다.
한 달여 동안 사탕이나 수프 정도밖에 못 먹었는데 제주도를 여행하는 동안은 전복탕에
갈치조림에 고등어조림까지 별별 음식을 다 먹었던 기억이 났다.
그저 그때는 공기가 좋아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는데
정말 치유의 섬인지, 확인해보고 싶다.^^
내년에 가볼 곳, 서귀포~박수기정을 추가합니다.
때가 되면 쌀을 안쳐 밥을 하고 겨울이 오기 전에 김치를 넉넉히 준비해야 하는 것처럼
인생은 때가 되면 할 일이 생기고 갈 곳이 생기는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