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완전체.
진정한 사랑은 언제 느낄까. 어릴 적부터 사랑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던 나였다. 내 삶에서 아픔과 고통은 거의 모든 날들이었고, 아픔과 고통은 사랑이었다. 사랑은 즉 내게 그다지 좋고 행복한 것을 주는 건 아니었다. 마음을 열고 열어도 전부가 열리지는 않은 것 같은 느낌이었고, 어쩌면 이것 또한 참된 사랑이라 나 스스로를 위로했을지 모른다. 사랑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그와 나는 매일 같이 대화했고, 다투었으며, 또 서로를 이해하기로 받아들이기로 합의한 후 화해를 하기도 했다. 서로가 원하는 것이, 서로에게 바라는 것이 다른 그와 나지만 굳이 크기로 비교를 하고 따지자면 분명 그의 사랑이 내 사랑보다는 훨씬 더 클 것이다. 나는 그런 점을 고마워하고 감사하고 있다. 무슨 일인지 그가 전화로 그의 힘들고 어려웠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주었다. 지금의 그가 되기 전, 항상 궁금했었다. 그는 날카로운 사람이었고, 예민하고 민감한 사람이었다. 겉으로는 감정들을 잘 드러내지 않고, 혼자만 담아두고 있는 감정들은 그의 마음속에서 오래 지속될 뿐이었다. 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주었던 수많은 상처들을 그는 얼마나 많이 묻어두었을까. 꾹꾹 눌러 담고, 담아서 보이지 않게 묻었다 해도 그 틈을 비집고 올라오는 상처들을 그는 어떻게 감당하고 있었을까. 마음이 아팠다. 마치 내 마음이 상처로 가득 찬 것처럼, 눈물로 가득 찬 바다처럼 내 마음이 그의 마음을 생각하다 아파졌다. 어느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그의 치부를 드러내는 순간이기도 했다. 감정을 드러내는 일에 서투른 그와 내가 온전히 서로만을 믿으며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사랑의 실체가 드러났다. 그것은 꽤나 아름다웠다. 내가 상상하지도 못한. 꿈도 꿔보지 못한. 겪어보지도 못한. 그런 사랑의 모습이었다.
이제야 비로소 그와 나는, 사랑 안에서 완전체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