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스스로 발목을 잡는 굴레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마치고 싶었던 일이 있었다. 외국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었는데, 12월 1일에 필요한 자료를 모두 제출했고, 확인 절차가 끝난 뒤 마지막 필기시험 일정을 통보받기까지는 2주도 채 걸리지 않았다. 보통 심사 기간만 거의 한 달이 소요된다고 하니 상대적으로 빠른 진행이었다. 생각해 보니, 자료를 제출하기까지 거의 한 달간 조금씩 준비하는 기간이 있었다. 한 번에 모든 서류를 작성할 수 없어서, 생각이 날 때마다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해당 사항을 채워 나갔다. 또한 나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할 총 네 분께 이메일이 발송되고, 이분들이 빠르게 확인해 주셨다. 덕분에 필기시험까지 넘어가는 절차가 지체되지 않고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었다.
시험을 신청하면 12월 30일이나 31일에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예 시험이 막혀 있거나, 혹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았는지 이틀 모두 신청 불가능한 상태였다. 12월 13일 시점에 신청했다면 가능했을까 싶었지만, 결국 그건 시험을 최대한 늦게 보고 싶어 하는 내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일정이 밀려 준비가 충분치 않았고, 며칠간 내용을 조금씩 살펴본 결과 예상 외로 만만치 않은 시험임을 느꼈다. 게다가 영어로 치러야 하니 약간의 주저함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올해 마지막에는 꼭 봐야 해!’라며 나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사실 연말까지 꼭 치러야 한다고 누가 정해 둔 것도 아닌데, 스스로 ‘나는 그렇게 해야만 해!’라는 부담을 지우고 있던 것이다. 그래서 원하는 날짜를 신청할 수 없게 되자,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다. ‘굳이 올해 안에 봐야 하는 이유는 없으니, 준비가 충분해지는 시점에 보자.’라는 발상의 전환이 일어났다. 그리고 재빨리 내년 1월 중에 시험을 볼 수 있는 날짜를 선택해 예약을 마쳤다. 어쩌면 내가 정말 연말에 시험을 보기 원했다면, 자료 통과 소식을 들은 직후 바로 시험 날짜부터 잡았을 것이다.
‘아, 내가 이런 마음이었구나.’ 한 해를 보내며 마음 한구석이 무겁던 이유가 무엇인지, 이번 기회에 똑바로 들여다볼 수 있었다. 목표 날짜를 정하자 마음의 짐이 눈에 띄게 덜어졌다. 그전까지 할 수 있는 준비를 충실히 하고, 시험 당일에 가서 최선을 다하면 되지 않겠나. 영어 시험이라고 굳이 두려워할 이유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현의 언어가 다를 뿐, 내가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내용을 시험 형식에 맞게 보여주면 된다. 지금 아니면 또 뒤로 미루고 말 테니, 주어진 시간에 집중하여 준비하는 편이 낫다. 이렇게 다짐하니 마음이 훨씬 자유로워졌다.
우리는 종종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마음 한편을 옥죄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유 없이 무거운 기분이 들거나 기운이 잘 모이지 않는다면, 혹시 자기 자신에게 불합리한 제한을 걸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불편함이 습관처럼 굳어지고, 그것이 우리의 에너지와 집중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말 원하는 목표가 있다면,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좋은 마음을 다해 최선을 다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시점에 반드시 해야 한다’라는 식의 제한이 혹시 나를 더 옥죄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자. 오히려 그 틀을 내려놓을 때, 원하는 것을 더 확실하고 편안하게 이룰 수 있음을 이번 경험을 통해 배웠다. 무엇을 언제 마쳐야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와의 건강한 대화와 마음의 균형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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