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손길이 건네는 따뜻함

서울역으로 향하는 버스

by 오렌지

버스나 전철을 타고 이동하다 보면 우리 곁엔 종종 도움이 필요한 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오늘 오후, 나는 이미 뒷자리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그때 어르신 한 분이 다른 여성의 부축을 받으며 앞쪽 좌석에 조심스레 앉았다. 그러나 보호자라 여겼던 그 여성은 어르신 바로 뒤가 아닌 내 뒷좌석으로 가볍게 이동해 버렸다. 어르신은 중심 잡기가 어려워 보였고, 의자 팔걸이가 올라간 채라 더 불안정해 보였다. 나는 얼른 일어나 팔걸이를 내려 어르신 팔이 기대도록 해드렸다. 그제야 마음이 놓였고, 어르신이 조금은 편안하길 바랐다.


정류장을 지날 때마다 짐 많은 이들이 올랐지만, 그들은 스스로 짐을 능숙히 다루고 있었다. 그러던 중 뒷문으로 유모차를 힘겹게 들고 타는 한 아기 엄마가 눈에 들어왔다. 당시엔 함께 들어줄 기회를 놓쳤지만, 그녀는 환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고, ‘다행히 많이 무겁지 않았나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서울역에 거의 다다랐을 즈음, 내가 내리려 준비할 때 그 아기 엄마 역시 하차하려는 모습을 보았다.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다. “제가 함께 들어드릴까요?”라고 묻자, 그녀는 연신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고개를 숙였다. 나는 내 가방을 두 어깨에 단단히 멘 뒤, 유모차를 함께 번쩍 들어 밖으로 옮겼다. 생각보다 훨씬 무거웠고, 문득 ‘아까 혼자서는 어떻게 이걸 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동시에, 아기 엄마들의 강인한 힘과 매일같이 직면하는 도전 앞에서 누군가 조금만 더 일찍 손 내밀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진정한 도움이란 무엇일까? ‘한 번 베푼 작은 온기는 다음 사람에게로 이어진다’는 말을 예전에 들은 적이 있다. 우리가 이동 수단 속에서 마주치는 이들—어르신, 아기 엄마, 무거운 짐을 든 이방인—에게 손 내미는 그 작은 행동이야말로 진정한 도움일지 모른다. 그것은 아무 대가 없이, 단지 마음속 온기로부터 나온다. 비록 밖은 겨울바람에 차갑고 매섭지만, 이런 따뜻한 마음을 서로 교환할 때 비로소 도시의 일상은 조금 더 부드러워진다.


다음번에 버스나 전철을 이용할 때, 주변을 다시 한번 둘러보자. 그때 우리가 조금만 더 용기 내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면, 그 작은 손길은 또 다른 이에게 전해지며, 이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 것이다.


#도움 #따뜻한 손길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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