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의 철학
매일 무엇인가 한다는 것은, 매일 인지하지도 못한 사이에 성장하는 일이다.
매일 주 5일의 수영을 하고 있다. (될 수 있으면.)
초급반에서 숨쉬기부터 시작한 수영이 어느덧 상급반이 되었다. (물론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
수영장의 가장 왼쪽에 위치한 초급반 레일에서 수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2개의 레일을 지나와 있다. 성장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매일 한다는 것은 이런 일이다. 인지하기도 전에 성장하는 일. 성장이 일어난지도 모르게 일어나고 있는 일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성장은 오늘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나고 있다.
매일 같은 운동을 반복한다는 것은 같은 동작 속에서 끊임없는 작은 깨달음을 이루는 것과 같은 일이다.
최근에는 성장을 위해서는 무조건 '힘을 빼는' 시간과 구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다.
초보자는 애를 쓰기 마련이다. 잘하기 위해 힘을 준다. 마음에도 긴장이 들어간다. 하지만 더 멀리 빠르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힘을 빼야 한다.
이 법칙은 모든 운동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멀리 나아가기 위해서는 힘을 빼야 고른 숨을 쉬고 레일을 더 돌 수 있다. 힘을 준 채로는 호흡과 동작의 리듬을 잃고 꼬르륵 가라앉아 버린다.
접영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손바닥으로 물을 밀어낼 때에는 세차게 끝까지 밀지만 팔을 바깥으로 돌릴 때에는 어깨와 팔에는 힘을 빼고 배에는 힘을 주고 있어야만 한다. 끝까지 어깨와 팔에 힘이 들어가면 호흡의 리듬이 흩어지고 결국 몸은 피로하고 지치고 만다. 지친 몸으로는 완주가 불가능하다. 레일 중간에서 멈춰 서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세상일이 모두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 하기 위해서는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치지 않기 위해서는 힘을 빼는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
삶을 언제나 경쾌하고 유연하게 살아야 하는 이치도 이와 같다.
그래야 삶이라는 긴 여정을 행복하게 완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