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귤 같은 겨울

by 콩작가

식탁에 앉아서 노트북을 켜고 귤 하나를 집어 들었다. 얇은 껍질이 제법 달콤한 귤일 것 같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건조한 날씨에 겉이 좀 마른 껍질을 까고 나니 나오는 말랑한 본체. 입 안에 톡 터지며 달콤한 과즙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아, 이 맛이지. 자고로 겨울이란.


할 일은 산더미지만 게을러지는 겨울이 좋다. 아침에 점점 눈 뜨는 시간이 늦어지는 것도, 밤에 일찍 잠들게 되는 것도. 짧아지는 해도. 여름이 끝날 무렵 짧아지는 낮이 아쉬웠는데. 한 겨울의 짧은 해는 어쩐지 포근하다.


달리기도 조금 폐업 상태다. 올해 초, 엄마가 아파서 병간호를 했을 때에도 주 4회를 달렸다. 꾸준히 달렸더니 달리기는 취미이자 즐거움이고, 일상이 되었다. 못 달리는 날에는 마음도 몸도 허전할 정도. 그런 달리기를 이제 주 2회로 줄였다. 추위에는 장사 없다.


따뜻한 바닥에 배를 깔고 귤이나 까먹으며 뒹굴 거리고 싶다. 오늘 아침에도 달리기를 해야지 했는데. 하지만 뭐 어때. 겨울의 포근함을 온몸으로 만끽한다고 삶이 형벌을 내릴 것 같진 않으니.


에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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