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하고 불러 보았습니다.
편지는 항상 누군가의 이름으로 시작한다.
'OO아/야' 하고 불러 보기도 하고, To 옆에 살짝 남겨두기도 하면서.
그 이름을 생각하며 쌓인 시간이 편지에 담긴다.
어떤 편지는 빙빙 돌다가 진심 한 줄을 전하기도 하고
어떤 편지는 과하게 다가갈 까 애써서 담백하게 쓰기도 한다.
영화 <이름들>은 주인공 '현철'이 보내는 편지 같았다.
이름을 부르고는 먹먹해져서 써내려 가지 못했던 편지.
뒤늦게 불러보고 적어보지만 아마도... 계속 전해주질 못 할 그런 편지.
영화는 그렇게 말을 품고 사는 '현철'을 멀찍이서 바라봐 주기도 하고, 때로는 아주 가까이서 조용히 자리를 지켜며 하루를 따라간다. 영화의 시선이 만든 거리감이 영화를 더욱 서정적으로 다가오게 했다.
편지는 쓸 때나, 받을 때나 좋다.
'현철'처럼 말을 바로 하기보다 마음으로 편지를 쓰는 사람이라면,
부르고 싶은 <이름(들)>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만큼 이 영화를 좋아할 것 같다.
이름들 (2013)
감독 : 신이수, 최아름
출연 : 조현철, 신이수
첫 번째 시집을 막 출간한 젊은 시인 현철은 자취방 열쇠를 고향 집에 두고 오는 바람에 오늘 하루 해야 할 일이 많다.
오렌지필름 2016, 5월 상영작
http://theorangefilm.com/22069930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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