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캡션
오늘은 집에서 마신 커피로도 충분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예전에 갔던 곳에서 다른 사람이 마시던 음료가 생각이 났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고 빙수도 좋아하는 나이기에 더욱 생각이 나는 걸까 생각해보며.
이런저런 서류가 밀려있는 걸 상기한다. 아시아문화전당의 레지던시 오픈 콜 서류도 떠오른다. 당장 이걸 써서 내도 나의 통장잔고가 채워지지 않을 것을 아니, 서류를 쓸 의욕이 나지 않는다. 이거 정말 문제가 많은 사고 같다. 마침 이 글을 적다가 아침 약을 빼먹은 것이 떠올라 급히 약을 먹었다. 사실 그렇게 급할 필요는 없지만.
생각이 없어지면 쓰고 싶은 글과 하고 싶은 말도 줄어드는 기분이 싫다. 어딘지 모르게 침체된 인간이 된 것 같다. ‘침체된’이라고 하니 『소진된 인간』이라는 책 제목이 떠오른다. 뭔가 적절하군.
글이 너무 중구난방스러운가. 하지만 과도한 자기 검열은 내려놓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어지간한 표현은 타인에게 큰 피해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하더라. 내가 그 어지간하지 않은 표현을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도 내려놓자. 확률적으로 보면 그럴 가능성은 기본적으로 아닐 때가 더 많으니까. 그렇다고 확률을 조정하는 변수를 굳이 또 고려하지도 말자. 세상 사는 게 너무 팍팍해질지도 모르니까. 아, 어쩌면 내가 세상 사는 게 이토록 힘든 이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