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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Mar 23. 2018

여행치료: 국립중앙박물관(1)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는 길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을 때)


준비물: 운동화, 약간의 현금(굿즈 살 돈)

입장료: 무료

길찾기: 지하철 4호선 이촌역 2번 출구로 나와서 직진(도보 2분)



  다이소까지 걸어가서 물건 사오기를 며칠 하고 난 다음에는 조금 더 멀리 가보기로 해서 수원 화성에 다녀왔다.  그 다음날에는 다시 다이소까지 걸어가기를 하고, 그 다음날에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명동성당에 다녀왔다.  조금씩 걷기와 외출에 익숙해졌고, 그 다음날에도 어딘가를 가야할 것만 같았다.  점심 먹고 출발하는 거니 너무 멀지 않은 곳이라야 했다.  어디를 가볼까.  고궁?  미술관?  박물관......? 


  초등학교 때는 방학숙제하러 박물관에 많이 다녔었는데 지금은 어떤 박물관이 있는지도 기억이 잘 안 났다.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관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굿즈'가 유명하다는 것.  다양한 굿즈들도 구경할 겸, 상설전시는 무료라니 한번 둘러볼 겸 국립중앙박물관에 가기로 결정했다.



(이촌역 2번 출구로 나가는 길.  양쪽 벽에는 한국 전통 문양 조명들이 반짝거리고 은은한 전통음악도 흘러나온다.)  
(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박물관 건물이 보인다.)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이촌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박물관으로 이어진다.  오른편으로는 정자가 딸린 작은 호수가 있는데 물이 많이 빠져서 바닥이 보일 정도였다.  평일 오후의 박물관은 한산했다.  어딘가에서 오신 온통 검은 옷을 입은 단체와 함께 입장. 


  들어가면 왼쪽 편으로 뮤지엄샵이 보인다.  분명 입장료는 무료인데 도처에 있는 굿즈샵을 거치면 텅장이 되어버리는 마법......-_-  진정한 입장료는 뮤지엄샵에서 내고 나오는 건지도 모른다.  




  내가 간 날은 마침 새봄맞이 음악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들어가서 왼쪽이 으뜸홀인 모양인데 별도의 관람료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연들이 가끔 열린다.  전시회에 연계된 공연들도 있으니 날짜를 맞춰 박물관과 공연 관람을 함께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상반기 공연 일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가 입장했을 때는 2시경이었는데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노부부와 외국인 한 명 정도가 관객의 전부였다.  리허설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나오는 노래라 그런지 듣는 나도 편안하고 즐거워지는 느낌이었다.  자리에 앉아서 두 곡 정도 듣다가 일어섰다.  음악을 더 듣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박물관을 둘러볼 시간이 너무 부족할 것 같아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쉬웠지만 본격적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탐방하러 출발.




  전시관 구역으로 들어가려면 보안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가방을 검색대에 올려놓고 검색대를 지나오면 드디어 상설전시관으로 입장.  어릴 때 그저 방학숙제를 하고 핫도그를 먹기 위해 드나들었던 박물관은 어른인 나에게 어떤 것을 보여줄까.  지금의 나는 박물관에서 뭘 느낄 수 있을까.


  나는 솔직히 회의적이었다.  초중고를 거치면서 수없이 사진으로 봤던 유물들을 실물로 보는 것 뿐인데 뭐 그리 대단할까 싶기도 하고, 지금 내가 안고 있는 문제(우울증, 진로 고민 등)와 아무 관련이 없는 이곳에 와서 과연 내가 뭘 얻어갈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우울감을 잊기 위해서는 몸을 피곤하게 만들어야 하고, 정신에도 뭔가 자극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 하나만 가지고 나는 전시관으로 들어갔다.  그 이상 바랄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했다.  그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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