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 꿈이 뭐라고 이 저녁에 대학원으로 허겁지겁 뛰어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무거운 태블릿을 한팔에 끼고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수업 후의 뒷풀이 자리가 끝나고 조금 취한 채로 셔틀버스도 끊긴 교정을 걷다보면... 나 뭐하고 있나 하는 조금 서늘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과제는 아직 막막하고 학술지에 내야 하는 논문, 그리고 졸업 논문은 더 더 막막하다. 외국어는 두개로 늘려놓아서 공부할 것도 두배가 되었다. 대학원의 공부는 마음속에 돌덩이가 묶인 것 같은 느낌이다. 일을 해도, 쉬어도 항상 마음이 무겁다. 공부를 손에 잡기 전까지는.
내 꿈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현실을 어떻게든 버티다보면, 그게 제자리 걸음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면 엄청 많이 전진한 거라는걸 알 수 있다. 그냥 그렇게 믿기 때문에 뭔가 일들을 벌여놓고 현재를 버텨보려고 노력하는게 내 패턴인 것 같다.
꿈을 이야기하기엔 너무 늦은 나이같다는게 내 솔직한 마음이다. 나이가 중요한 우리나라에서 내가 이 나이에 박사를 딴다고 해서 달라질게 많지 않을 거라는 회의감이 강하다. 그래서 왜 하냐고 물어보면 그냥 자기 만족감이라고 대답한다.
실제로 공부 자체가 재미있다는 마음도 있고, 발전하는 것 같은 내 모습이 보기 좋아서... 화장하는 것과 비슷한 마음으로 여기 있는 건지도 모른다.
잡생각이 너무 많아졌다. 요즘은 너무 피곤하다. 오늘도 버스 타고 출근하다 꿈까지 꿀만큼 잠들어버렸다. 카페에서 잠깐 글을 쓰면서 쉬어본다. 이제 사무실로 돌아갈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