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의 마지막 날을 우울하게 맞이했다. 막상 출근하면 또 잘 다니겠지만, 아직은 휴가의 관성이 더 강해서 출근이 두렵다. 우울해서(?) 제니 쿠키 한통을 다 먹어버렸다.
점심으로는 백숙을 먹고 미용실에 가기 위해 외출했다. 출근 전에 이 부스스한 머리를 어떻게 해야될 것 같았다. 미용실 원장님은 가르마 바꿔타기, 전문가용 트리트먼트 사용하기, 앞머리 자르기 등의 방법으로 헤어스타일을 바꿔주셨다. 만족스럽다.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은 이 기분이 좋다.
그 다음엔 평소 휴가 때 하고 싶었던 것을 하러 갔다. 평일 대낮에 아기자기한 골목길 걷기, 그리고 빵 사러 가기. 열린 송현과 안국역 근처 골목길을 산책했다. 아티스트 베이커리에서는 소금빵을, 솔트24에서는 크루아상을 샀다.
양손 가득 빵을 든 채로 국립현대미술관에 전시를 보러 갔다. 내 취향의 전시는 조금 아니었다. 몸, body를 다루는 방식이 불편했던 것 같다. 전시 내내 내 몸이 묶이고 찔리는 느낌이었다. 이건 약간 강박증을 가진 나만의 느낌일 것 같은데... 몸이라는 것에 대해 나는 봉지 속의 소금빵 한개가 더 본질적으로 와닿는 느낌이었다. 아무튼.
그 다음엔 치과 진료를 받으러 갔다. 정기검진에 턱관절염 문제 때문에 갔는데 다행히 둘다 괜찮았다.
바로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일부러 빙 돌아서 가는 버스를 탔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