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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Apr 18. 2023

연대 그리고 환대

내가 하고싶은 일


오늘 누군가로부터 연대 그리고 환대를 받았다. 마을 공동체에 소속된 분이고 아는 분의 소개로 만나게 되었다.


요즘 사람들이 가장 귀하게 생각하는건 돈보다 시간이다. 모르는 사람을, 10여년 전에 같이 활동했던 사람이 오랜만에 연락해서 소개해줬다는 이유로 만나준다는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도 그분은 나를 만나주셨고 그 이유는 젊은 여성이 뭔가 꿈을 갖고 해보려고 한다니까 응원하고, 또 이 지역으로 오게된 것을 환영해주고 싶어서였다고 했다.


물론 그분과의 대화는 다른 면에서도 즐거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건 그 말이었다. 내가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젊은 여성을 따뜻하게 맞아주고 싶다는 마음이라는거. 그게 자신의 역할 또는 하고 싶은 일이라고 생각하셨다는 것 자체가 진짜 공동체 활동을 실천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냥 기분이 좋아졌다. 처음 보는 분이고 나는 높은 사회불안을 갖고있는 사람이지만 편하게 대화에 녹아들었다. 나를 진심으로 환영해주는 사람 앞에서는 거리에 관계없이 마음이 열리나보다.


그러면서 내가 마을 안에서 뭘 하고 싶은지를 알게 됐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환대해주고 초대하고 연대하는 일. 그런걸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구체적인 '가치'를 갖고 어떤 특정한 '단체' 안에서 공동체를 '만드는'게 아니라 그냥 내가 내 인생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환영해주고 싶다.


같이 놀고 밥먹으면서 연결되고 싶다. 그리고 상대의 존재를 있는 힘껏 긍정해주고 응원해주고 싶다. 이 브런치가 그런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서로 소통에는 한계가 있지만, 내 진심이 담긴 글로 환대를 보내고 싶다.


겨우 한시간 남짓 만났고 나눈건 이야기 뿐인데도 나는 긍정되고 사랑받은 느낌이다. 그분이 해주신건 뭔가 예쁜 아기 고양이를 보는 눈, 예쁜 새싹을 보는 눈으로 나를 봐주시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대해주신건데... 그게 너무너무 크다. 뭔지 모를 자신감이 +100 됐다.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보시는 몸만 있어도 할 수 있다고. 사랑스러운 눈으로 상대를 바라봐주는 것만으로도 큰일을 하는 거라고.


마을공동체는 생각보다 별거 아닌, 진짜 쉬운 건지도 모른다. 그냥 새싹보듯 사람을 보면 되는 것일지도?


이렇게 오늘도 마을에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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