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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May 31. 2023

꿈 대신 월급

돈을 번다는 피곤함

마을에 있을 땐 못 느꼈는데 요즘들어 직업은 역시 돈 버는 일이라는걸 느낀다. 긴장되고 피곤하다. 칼퇴할 땐 날아갈 것 같이 기분이 좋다.


마을에선 좀더 한가롭고 여유로웠고, 매일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에너지가 충전되는 측면이 있었다. 주민자치회에서는 내가 주도적으로 기획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았어서 항상 꿈을 꾸고 실현하려고 노력한다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좀더 큰 조직으로 오니까 여기선 팀의 규칙에 따르는 부품 역할을 주로 하게 된다. 활동가의 마인드는 내려놓고 이제는 직장인의 마인드를 장착해야할 것 같다.


꿈, 활력같은 것들이 좀 시들해졌다. 요즘은 주로 월급으로 버틴다. 물론 월급이 있다는게 감사하지만, 나 자신에게 투자하는 시간이 많이 없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가 살고 싶어지게 만드는 일들을 하는 시간이 굉장히 많이 줄었다.


그 자리에 대신 월급을 가져다 놓고 살고 있는데 돈은 대체제가 잘 안되는 느낌이다. 예전엔 돈이 없어서 못 사던 액세서리도 사고 옷도 사지만 그 물건들이 내 가슴을 뛰게 하지는 못한다. 그냥 견디기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장바구니에 담아둔 아이템들을 하나씩 지르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정도이다.


그래서 요즘들어 더 피곤하고 더 자주 흔들리는게 아닐까 싶다. 내가 강해지면 덜 흔들릴텐데...


나는 왜 살아가는걸까.

나는 뭘 할 때 즐거울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뭘까.


이 질문들을 잠시 잊고 살았다. 여기에 좀더 집중해봐야겠다.


앗... 생각해보니 배부른 이야기다. 취직이 안됐을 땐 정말 간절했던 직장이니까. 배부를 땐 꿈을 찾고, 배고프면 꿈 따위 버리고 밥을 찾아 떠나고... 나라는 사람이 이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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