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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Aug 19. 2023

내가 원하는 방향이 뭐냐고 묻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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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 연재되는 글 중 문득 이 글을 읽게 됐다. 미래에 대해서 이런 기분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나도 그 중의 한명이라 몰입해서 읽었다.


내 삶은 내 생년월일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몇월며칠인지 기억은 못하지만 내가 죽으려고 했던 그날에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가끔 힘들 때마다 이건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죽기 전에 떠올렸던 생의 아름다운 것들, 좋은 것들, 맛있는 것들, 재밌는 것들을 해보기 위해 사는 여분의 인생이라고.


나에게는 이게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베이스인 것 같다. 어떤 면에서 나는 자살을 그만둔 적은 없다. 그저 유예했을 뿐이다. 생을 누려보려고. 그리고 그건 자연적인 죽음을 향해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에게 가장 중요한건 위의 글의 작가처럼 내가 원하는 방향이다. 작가는 확정된 미래 자체를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자신이 원하는 방향은 알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방향은... 일단 편안한 출퇴근길이다. 아무리 인류애 넘치는 일을 한다고 해도 나는 일상을 살아가는 인간이고, 하루에 쓸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 출퇴근길 왕복 2~3시간은 내 인생에서 굉장히 크고 소중한 시간이다.


학교 다닐 때 4호선을 매일 타본 나는 직장을 구할 때 가장 먼저 봤던게 '역방향'인지였다. 중심지에서 좀 떨어진 곳으로 출근하는게 내 꿈이었다. 지난번 직장은 집에서부터 도보 15분, 이번 직장은 좀더 멀지만 완벽한 역방향이다. 붐비지도 않고 무조건 앉아서 갈 수 있다. 내 꿈 하나는 이렇게 이루어졌다.


두번째로 내가 원하는 방향은 좋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숨쉬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이 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이 지층으로부터 손잡고 같이 도주할 수 있는 사람들... 예의나 가면에서 벗어나 진심으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 나에겐 그런 사람들이 있다.


세번째는 뭐가 됐든 직업을 갖고 돈을 버는 것. 보람있는 일이 중요하긴 한데... 보람이냐 월급이냐 하면 월급을 선택할 것 같다. 지금은. 어느정도는 벌어야 마음이 넉넉해질 수 있으니까. 그리고 얼마든 벌어야 사람처럼 사는 기분이 드니까. 지칠만큼 너무 오랫동안 쉬어본 나에게는 일과 월급, 둘다 소중하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건 이 세가지다.


더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오늘의 내가 원하는건... 이 정도.


나도 미래는 모르겠다. 다만 방향이 맞다는 것만은 알 수 있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가고있다. 그걸로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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