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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Feb 19. 2024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을 두번 보고도 왜 혐오스러운건지 모르겠으면... 나에게도 문제가 있는걸까. 나도 비슷하게 살아서 혐오를 못 느끼는 건지.


내가 보기엔 그냥 특별할 것도 없는, 사람 사는 이야기였다. 누명을 쓰고(뒤집어씌워짐+자초함...) 해고된 것도 바보같다기보단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불합리한 일들, 함정같은 일들이 닥쳤을 때 누구나 냉철하게 잘 벗어날 수 있는건 아니다. 당황스러운 순간에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면 이불킥같은 말이 나왔을까.


마츠코가 고른 남자들은 대체로 문제가 많지만, 잘 선택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열어보니 폭탄이라 이혼하는 경우도 꽤 있으니까 마츠코만의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

 

혼자인 것보단 나으니까 가정폭력도 견디려는 마츠코의 모습이 자기를 사랑하지 못하는 걸로 보일수도 있지만... 감옥에서도 그렇고 류를 기다릴 때도 그렇고 마츠코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 인생에 의미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같다.


사랑하는 마음이 더 중요해서 자기한테 가해지는 폭력도 감수하겠다는데 제3자가 이걸 함부로 판단할 수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마츠코는 자기에게 뭐가 우선순위인지 잘 알고 행동하는 것 같다.


나한테 뭐가 더 중요한건지를 모르고 어영부영하면서 이것저것 들었다 놓는 나보단 훨씬 성숙한 것 같은데.



다녀왔어.

어서와.


라고 말할 가족을 만든다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다. 마츠코가 많은 것을 바란 것도 아닌데.


마츠코를 혐오스럽게 본다면 그 인생 여정이 아니라 결과때문일 것 같다. 결국 안정된 가정을 이루지도 못했고 빼앗기기만 하고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져서 죽음에 이르렀다는거. 사람들 눈에 근사해보이는 결과가 없다는거. 사람들한텐 그저 뚱뚱하고 더럽고 냄새나는 아줌마로 보인다는거. 류에게는 신이라고 불릴만큼 마음을 받았지만 말이다...


예전엔 보다 짜증나서 팽개친 것 같은데 이번엔 두번이나 봤다. 한번으로는 내 마음속 감정을 알 수가 없어서 두번째가 필요했다. 살아가는게 달라지고 내 마음도 달라졌나보다. 영화가 달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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