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이 있어야만 사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소식은 좋다. 오랫동안 연락이 없길래 안된 줄 알았던 곳에서 상을 받게 됐다.
안됐을 거라고 생각했을 때는 마음이 많이 위축되고 초라했었다. 누군가에게서 잘한다는 말을 들은지 오래돼서 한번쯤 듣고 싶었는데, 이번에도 안되는구나 싶어서 맘이 아팠다.
머리로는 도전하고 실패하고 성공하기도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마음은 한없이 가냘프다. 한번의 실패가 하나의 비수가 되어서 마음에 꽂히곤 한다. 마치 그것으로 내 존재가 부정되는 것처럼 깊은 물속으로 끌어내려지기도 한다.
물론 그러다 또 올라와 일상을 살아간다. 우울증을 경험하면서 늘어난게 회복탄력성이기도 하다. 안 죽기로 결심한 이후에는 어차피 안 죽을 거니까 일어나서 걸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곤 한다. 좋은 일이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건 아니라고, 성공해야만 내 존재 가치가 입증되는건 아니라고 되새기면서.
오늘 좋은 소식을 들어서 그때 맘 아팠던 내가 위로를 많이 받았다. 지금 맘 아픈 나는 또 언젠가 위로를 받게 될까. 좋은 일이 있어서 사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