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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Jun 13. 2024

여유, 일기

상반기에 가장 바쁜 날들이 슬슬 지나간다. 약간의 여유를 찾았다. 사실 많이 바빴던건 아니지만 집중호우처럼 일이 짧은 시간에 쏟아질 때가 있었다. 던져지는 일, 대학원 기말 세미나 두개, 마침 그 시기에 찾아온 대자연 등등.


기말 세미나가 끝나고 좀 쉬었어야 했는데 바로 바빠져서 쉬지도 못했고 개인적인 약속, 회식 등등으로 피곤함만 쌓였다. 그러다 이제 거의 한달만에 비로소 소중한 여유를 되찾게 되었다.


파도가 몰아치던 마음도 어느정도 정리되고, 논문과 외국어에 좀더 집중하게 된다. 학위논문 주제를 대충 정했고 관련된 외서를 찾아서 (연구의 최신 흐름을 담은) 구매했다.


대학원은 참 잘 왔다.(아직 1학년 1학기...) 우울에 깊게 빠질 틈이 없다. 어쨌든 쉼 없이 읽고 써야 하는 노동을 해야만 하니까. 목표라는게 있으니까 피곤해도 설렘이 있다.


직장만 다녔어도, 전업 대학원생이었어도 모두 힘들었을게 틀림없다. 확실히 옮겨다닐 토끼굴이 여러개라야 한다는걸 느낀다.


결혼을 못(안) 했다는게 이럴 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가끔은 무한 외롭기도 한데 또 가끔은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가 해주시는 밥을 먹는 삶이 달달하고 행복하기도 하다... 대학원이든 뭐든 내 마음대로 내 삶을 결정할 수 있는 것도 편하고. 이런 외로움도 밀려왔다 물러나는 파도같은 건지도 모른다.


약은 잘 먹고 있다. 약을 먹으면 식욕 부진이 생기는데 대신 약효가 떨어졌을 아침 무렵에 식욕이 폭발한다. 살이 5키로는 찐 것 같다. 내 다이어트 방법은 간단하다. 저녁을 굶고 배고프기 전에 잠드는 것. 오늘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해야겠다.


약효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생각을 좀 차단시켜주긴 한다. 대신 많이 피곤하고 졸리다. 그냥 이렇게 또 하루를 살아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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