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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려면 매일 노력이 필요한데

by 오렌지나무


친구는 요즘 전시회 준비를 하느라 작품 활동으로 바쁘다. 오늘 잠깐 짬이 나서 만날 수 있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고 소외시키는게 이 깊은 외로움의 원인일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뭐라고 할 수는 없는데... 그냥 내 마음을 들어내서 읽어주는 것 같은 말이었다. (남자가 문제가 아니었다)


나를 사랑하려면 먼저 내게 질문도 하고 내 감정도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표현도 할 줄 알아야 된다. 매일매일의 노력이 필요하다. 명상이든 감정일기든 뭐든 나를 매일 돌봐야 한다. 그냥 사랑의 감정을 막연히 느끼는게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건 한번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일상속에서 진행형이라야 한다는걸 오늘 알게 됐다. 마치 매일 세수를 하고 밥을 먹는 것처럼.


그렇게 자기 감정과 마주하고 자신을 사랑하려고 노력해온 친구가 나보다 훨씬 성숙해보였고 부러웠다. 내 감정을 대면하거나 표현하는걸 두려워하고 그저 약으로 덮어버리기에 급급했던, 나를 사랑하는건 원래 어려운 일이야 라는 틀에 박힌 말로 얼버무리고 치워두었던 내가 부끄러웠다.


리얼 뱅크시 전시회에서


주위에선 다 내가 멀쩡하게 잘 살고 있다고 말한다. 오직 나만 나를 수치스러워하고 쥐구멍의 쥐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심지어 나는 나를 돌보기 위해서 내 나름대로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도 또 아무것도 안한 것처럼 자책감을 느끼고 있다.


어쨌든 오늘 친구의 조언을 듣고 감정 일기쓰기부터 해야겠다고 느꼈다. 내 감정들을 좀 나누고 분석하고 구분해야겠다. 나에게 질문을 매일 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명상도 매일 해야겠다. 해야지 해야지 하고도 귀찮아서 안했는데 명상 유튜브라도 보고 고양이를 보면서 자기자비 명상이라도 실천해야겠다.



매일 할 일이 참 많다.

산다는건 엄청난 귀찮음을 감수하고 일상을 지키는 일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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