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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정옥 Oct 01. 2016

비오는 월요일 새벽

은 슈베르트 겨울나그네로 깨운다.
작고 까맣고 네모난 노트북의 얇은 옆구리를 누르면 더 얇은 cd선반이 나오고 그 위에 내가 선택한 리처드 용재 오닐 바이올린 연주곡을 올리고 밀어넣자 몇 초 안되어 심금을 울리는 음악이 울려퍼진다. 이보다 신기한 일들도 많고 많지만 지금 이 순간의 내겐 이 물질적인 작용이 비물질적인 아름다움으로 연결되어 하루를 깨우는 힘으로 변화하는 신비로 다가온다.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다.

이틀 전 까지는 눈뜨자마자 잠을 깨고 출근하기에 급급했다면 어제 부터는 조금이라도 더 일찍 일어나서 한 줄이라도 글을 쓰기로 했다. 3주간은 새벽 모드로 해보고 그 다음 3주간은 잠들기 전에 같은 일을 해볼 생각인데 둘 중에 더 나은 시간대를 선택해서 글을 쓸까한다.

처음엔 떠오르는대로 유유히 나의 의식과 무의식의 바다를 헤엄치다가 건져올려지는 한마리의 물고기에 대해 쓰게 될 것이고,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어느날은 월척을 잡게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더 집중적인 어느 지점에 이르면 폭발적인 고기떼를 건져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몇 마리 잡다가 잘 안잡힌다고 이제 나의 바닷 속엔 물고기가 없나보다 좌절하지 않는 일이 가장 중요할거라 생각한다. 그럴땐 그물도 고치고 파도도 관찰하면서 즐기고 준비해야한다.

월척을 못잡더라도 물고기떼를 못만나더라도 혹여 암초를 만나고 거센 풍랑을 수없이 만날지라도 나의 바다 깊은 곳에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아름다운 물고기들과 신비한 수초들과 심지어 한번도 보지못한 특별한 모양과 색깔의 바다 생물들과 보석들이 반짝이며 나의 탐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다.
나는 분명히 알고있다.
그래서 더디가더라도 멈출수가 없는 것이다.

새벽 글쓰기 이틀째 출근을 알리는 알람이 울린다. 
또 아쉬운 마음으로 글을 맺어야하는 순간이다.
이 아쉬운 마음 또한 하루 하루 보다 긍정적인 감정으로 변화할 것임을 믿는다.
이 힘으로 오늘도 나의 거룩한 room11 프로젝트를 기쁨으로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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