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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정옥 May 30. 2021

매일 조금씩 쓰는 독서 노트

버트런드 러셀 『과학이란 무엇인가』 ➀

  수년 전부터 이른 아침 독서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기 시작하여 작년 11월부터 보다 의식적으로 시간, 분량을 정해서 독서를 했고, 인상적인 구절과 느낌을 간단하게 요약하는 독서 노트를 써오고 있다. 

 7개월이 지난 지금, 별다른 큰일이 없다고 할 수도 있고, 다사다난한 변화들이 있다고도 할 수 있는 일상 속에서 돌이켜봤을 때, 읽기와 쓰기의 지속만이 잔잔한 물결처럼 삶을 지속하는 영속적인 힘이 되어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해서 매일 조금씩 쓰는 독서 노트를 브런치 플랫폼에 옮기기로 했다.

 노트에 수기로 쓴 것을 옮기는 과정에서 한번 더 생각하게 될 것이고, 심화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이다.

 밑줄 친 인상적인 대목을 옮기고, 느낀 점을 간단하게 쓰는 방식으로 가볍게 시작하려고 한다.     


 

버트런드 러셀 『과학이란 무엇인가』 ➀

:진리를 찾아나선 인류의 지적 모험에 건네는 러셀의 나침반     

1. 세계를 이해하려는 두 시도 –종교와 과학


과학 철학자 마이클루스는 서문에서 과학과 종교에 대한 네 가지 입장을 분류하여 정리하고 있다.

➀ 창조주의자와 진화론자와 같이 종교와 과학의 실재에 대해 서로 상반된 주장, 대립과 투쟁의 관계로 보는 입장

➁ 종교와 과학이 분리되어 있다고 보는 입장

➂ 겹치는 부분이 있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조화롭게 조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입장

➃ 과학과 종교는 본질적으로 하나이며 이를 통합해야한다는 주장

이렇게 네 가지 입장을 말하며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각자의 선택의 몫이라고 요약하고 있다.     


 마이클루스는 서문에서 러셀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말하면서 ‘열려있는 자연의 진리를 찾아내려 했으며 자신의 동료인 인류를 열정적으로 돌봤으며 삶의 철학을 스토아 학파 뿐만 아니라 모든 철학자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바로 그 사람, 그리고 본인이 특별한 애정을 표했던 바로 그 네델란드의 합리주의자 바뤼흐 스피노자에게서 찾았다’고 썼다. -p20     


 러셀이 말하는 과학은 다음과 같다. 과학에 대한 어떤 설명 보다 간결하고 와닿는 정의다.

 ‘과학은 관찰이라는 수단과 그에 기초한 추론을 통해 먼저 세계에 관한 개별적 사실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연결시켜(운이 좋다면) 미래의 일을 예측하는 법칙을 찾아내려는 시도다.’ -p27     


 또한 러셀은 ‘종교적인 사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최고 성인과 신비주의자들에게는 특정 교리에 대한 믿음과 삶의 목적에 대한 특정한 느낌의 방식이 함께 존재했다. 인간의 운명과 관련된 문제들, 인류의 고통을 줄이고 싶다는 갈망, 미래에는 우리 인간이 지닌 최고의 잠재력이 실현되리라는 희망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한 사람들을 오늘날에는 종교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p35     


 사실 버트런드 러셀 책을 찾아보게 된 계기는 꿈에 이 이름이 나와서였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버트 러셀’이라는 이름이 떠올랐고 검색해 본 것이다. 처음 듣는 이름은 아니었지만 이 분에 대한 책을 읽어보았다거나 하는 인연은 없었고, 어떤 분이길래 나의 무의식이 알려줬는지 궁금했다. 관념적이지 않은, 수학적이고 논리적인 분석철학의 기초를 세운 철학자라는 소개에서 벌써 내 무의식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마치 몸에 부족한 영양소가 포함된 음식을 본능적으로 찾게되는 것과 같이 지금 나에게 필요한 부분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무의식은 넓고 방대하지만 선명하지는 않다. 방향성을 알려줄 뿐이므로 의식이 그것을 포착해서 구체화, 현실화 해야한다. 너무 의식에서의 감각적 인상에만 사로잡혀 있으면 무의식의 방향성을 무시하게 되고, 무의식만 믿고 의식의 행동이 없으면 실체화 되지 않는다.

 의식은 전혀 모르고 있었던 대가 버트 러셀을 무의식의 안내로 알게 되었고, 의식적인 행동으로 읽고 쓰고 생각하기로 연결해내고 있는 것에 작은 기쁨을 느끼고 있다. 작은 기쁨의 물결이 잔잔하게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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