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by 오렌


*하수상 : 매우 이상하게 돌아간다


김부식의 <삼국사기>가 정사라면 일연의 <삼국유사>는 그 정사에서 잃어버린 사건, 자취,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구전되던 설화를 일연이라는 개인에 의해 작품화된 고려의 설화문학, 즉 일연이 평생 동안 모은 기록들을 엮은 책인 것이다.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이야기 속에서 가장 눈여겨봐 진 한 줄은 일연에 대한 소개인데, '22세에 승과에 합격했으나 세월은 하수상하기만 했다. 이런 틈바구니 속에서 20년 동안 수도 정진하였다.'라는 부분이다.


타자의 삶을 건조하게 바라볼 때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되는 이력이지만, '시절이 하수상 하기만 한 상황에서 수도 정진 할 수 있는 집중력'이 시대를 거슬러 위기의 세상에서 빛을 발하는 이야기의 힘으로 남아있다는 교훈으로 다가왔다.


하수상한 세상 속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에 집중할 것인가?로 모든 서사가 이루어진다. 두렵고도 설레는 일이다. 오늘은 짧게 쓰고 길게 읽을 시간을 선택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