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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Aug 30. 2024

수영장

-<종이 놀이터> 17화.




아침저녁으로 후끈하던 열기가 제법 가라앉았다.

지독하게 무더웠던 여름도 지나가고 있다.

뭐든 지나간다. 다행히도.



코로나 시절, 유튜브의 세계를 유영하면서 그림이나 만들기, 영상 편집 같이 '내가 좋아하면서 어딘가에 취업하지 않고 나 혼자서 작업실에 짱 박혀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를 물색하며 돌아다닐 때였다. 아이들 장난 같고 놀이 같은 영상에 심취해서 한번 보면 곧장 다이소로 달려가 재료를 구해와서 해보는 실행력이 대단한 시절이었다. 잘 모를 때는 영상을 pause 시켜놓고 1프레임씩 앞뒤도 돌려보면서, 내가 놓친 구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기위해 눈이 아프도록 들여다보면서.



흥미진진한 신기한 트릭이 숨어있는 만들기와 알록달록 귀여운 종이 인형집을 만들며 어린 시절의 물살을 타고서 흘러갔고, 결국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라는 독특한 바다에 도달했다. 이건 스위스의 정신의학자 칼 융의 방법을 따라 해봄으로써 실제로 직업적으로 연결된 사례다. 칼 융 역시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되었을 때, 어린 시절의 놀이를 생각했고, 돌을 쌓아서 집을 만들며 놀았던 추억을 기억해 냈고, 고향으로 돌아가 돌집을 만들면서 커다란 정신적 회복과 힘을 얻었다'는 사례를 읽고, 다음의 일을 모색함에 있어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나, 전망 등을 배제하고, 내 안의 어린아이가 순수하게 재미있어하고, 좋아하고, 잘하고,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노는 시간을 허락했을 때, 찾아진 길이었다.



아이들이 놀이에 몰입해 있는 모습을 관찰해보면 가정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진지한 것을 알 수 있다. 잘 놀다가 대판 싸우는 것도 그만큼 진지하게 놀이에 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어서 진지하게 놀이에 몰입할 수만 있다면 그게 최고의 성과로 연결되는 특급 비법이라고 생각한다. 아이 때는 잘 놀기만 하면 되도록 모든 환경으로 보호받고 지원받지만, 어른이 되면 자신을 둘러싼 모든 환경과 지원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면서 놀아야하기 때문에 제대로 잘 놀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쉽게 가는 방법을 선택하는 우를 범함으로써 나락으로 떨어지는 어른들도 있지 않은가!



잘 놀기 위해, 스스로 환경세계를 건전하게 구축해야만 하는 것이 어른의 놀이다. 그러니 제대로 잘 노는 어른이 된다는 건 장난이 아닌 일이다! 토끼가 떡방아를 찧는 달나라에 간 것처럼!

'잘 놀면 건강하다'는 슬로건이 단지 유아 교육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제일 먼저 적용하고 있다. '내일은 어떻게 일할까?' 를 '내일은 어떻게 재미있게 놀까?'로 질문을 바꾸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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