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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Aug 23. 2024

비밀의 화전

-<종이 놀이터> 16화.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이 스톱모션은 코로나가 한창인 어느 봄날,

작업실에 짱 박혀서 만든 것이다.





꽃들이 만발한 따뜻한 봄날,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는 상상도 못 할 군중들이 모여서 음식을 만들고 먹는다. 

옛날 사람, 요즘 사람이 섞여있고, 진짜 꽃과 종이꽃이 섞여있는 현실과 닮아있는 가상의 세계다. 

사람들은 다양한 꽃들만큼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작거나 크거나, 깊거나 얕거나, 가볍거나 무겁거나...

이른바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이다. 



몰래 꿀을 찍어먹고 노랑의 달콤함에 빠져있는 아이,  

너무 맛있어서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는 여성, 

동그란 전에서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 그리움에 눈물짓는 노인,  

어디서 왔는지 모를 처음 보는 빨강머리 아이는 옆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지만

혼자서 평온하게 이 자리를 즐긴다. 



음식을 만들고 먹는 것보다 흩날리는 꽃을 바라보는 것을 더 좋아하는 아이, 

 "이 꽃을 여기에 붙인다고?" 의심이 많은 아이는 직접 해보고 미소를 짓는다. 

주변 상황에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즐거움에 빠져서 계속 만드는 아이, 

화전을 만들다가 젊었을 때를 추억하던 할머니는 점점 젊어지고, 

화전을 굽는 것에 지친 중년 여성은 점점 늙어간다. 



매사에 불만이 많은 아이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게 못마땅하다고 불평하면서 사실은 맛있게 먹는다. 

몰래 먹으려던 아이의 화전에 붙어있던 꽃은 나비가 되어 날아가 버리고, 

호기심 많은 아이는 꽃비를 얼굴로 맞으며 따뜻한 봄날을 만끽한다. 

일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는 멋쟁이 여성은 점점 다크서클이 생기고 얼굴이 험악해진다.



마구마구 먹는 아이는 돼지가 되어버리고, 

무뚝뚝한 삼촌은 맛있게 먹어놓고 맛없다는 듯이 앉아있다. 

강아지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떠들썩한 이 자리가 마냥 즐겁다. 

모두 열심히 자기만의 화전을 만들지만,

아기가 가지고 놀던 물그릇 속 꽃이 제일로 예쁘다. 



작고 동그란 화전 하나를 매개로 각자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만나고, 생각하고 느낀다.




비밀의 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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