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정준일
난 끝났어 다신 못 돌아와 아무 말도 하지 마 아무것도 묻지 마
날 괴롭히지 마 날 사랑하지 마 난 예술한 거 아닌데 난 예술가도 아닌데
어제도 그랬어 오늘은 더 그랬어 하루를 또 망쳤어 내일을 낭비했어
아프면 아프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말하는 게 뭐 어려워 말하는 게 난 어려워
사랑도 이름도 내일도 꿈을 꾸던 하루가
더 불행했었던 날들이라고 말하면 난 너에게 질문이 되는 걸까?
이별을 실패를 운명을 인정할 수 없는 게 내 탓 만은 아니잖아
날 미워했다고 말해버리면 나는 영원 속에 갇히는 걸까
부서져 버렸어 난 갈 곳을 잃었어 원망도 못하고 후회할 수도 없다는 게
그니까 너는 어때? 네 꿈은 견딜만해? 난 여전히 참 어려워 내 꿈이 날 모욕하는 게
괜히 마음만 더 아프잖아 사랑해서 더 미운 거야
난 두려워 나도 날 떠날까 봐
난 무서워 시들어가는 나의 노랠 들으면
아무 고통도 없이 어떤 눈물도 들리지 않는 깊은 영원 속으로
정준일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