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샤인보이

에티오피아, 변화를 기원합니다

에티오피아 아디스 아바바에는 운동화를 닦아주는 어린 친구들을 볼 수 있다. 

구두닦이는 아니지만 일종의 슈샤인보이들, 이들이 운동화 닦아 주고 받는 돈은 10비르 정도로 우리돈 약 250원이다.

1920년대 대부분 흑인들이 가졌던 구두닦이 직업에서 유래하여 때론 흑인비하를 의미하기도 했던 '슈샤인보이(Shoe Shine Boy)', 우리나라에서도 먹고 살기 어려웠던 시절에 어린 친구들이 구두통을 어깨에 메고 구두닦이 소년이 되었다. 

한국전쟁 중에는 미군들의 군화를 닦으며 돈벌이를 해야 했고, 1970년대 경제가 살아날 무렵, 빌딩 숲 사이를 누비며 돈을 벌었고 꿈을 키웠다. 어찌됐든 현금이 돌아야 허기를 달랠 수도 미래를 약속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그들은 전쟁이고 뭐고 하나같이 구두를 닦으라며 노래를 부른다. 파리가 미끄러질 듯 빛나는 구두라야 여자들이 좋아하고, 반짝이는 구두 = 자기관리 잘한다며 여자들이 좋아한단다. 

1952년에 발매된 슈샨보이 노래 가사이다. 

슈슈슈슈 슈샨보이 슈슈슈슈 슈샨보이 헬로 슈샤인 헬로 슈샤인 ♪♫♬

구두를 닦으세요 구두를 닦으세요 구두를 닦으세요 ♪♫♬

아무리 피난통에 허둥거려도 구두 하나 깨끗하게 못 닦으시는 ♪♫♬ 

주변없고 베짱없는 고림보 샌님은 요사이 아가씨는 노 노 노 노굿이래요 ♪♫♬

슈샨 슈샨보이 슈샨 슈샨보이 ♪♫♬

슈슈슈슈 슈샨보이 슈슈슈슈 슈샨보이 헬로 슈샤인 헬로 슈샤인 ♪♫♬ 

구두를 닦으세요 구두를 닦으세요 구두를 닦으세요 ♪♫♬

아무리 돈벌이에 뼈가 빠져도 구두 하나 깨끗하게 못 닦으시는 ♪♫♬ 

게으름뱅이 안달뱅이 깡노랭이는 요사이 아가씨는 노 노 노 노굿이래요 ♪♫♬

전쟁통에 피난통에도 구두를 닦으라는 노래가 발표되고,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온통 먼지 흙투성이라 닦아도 금방 더러워지는데도 운동화를 닦으라는 에티오피아 친구들이 있다. 반면 다시 더러워질 텐데, 왜 효율성 떨어지게 티도 나지 않는 운동화를 닦으라는지 의아해 하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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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왜 '신발'을 닦는 것으로 돈벌이를 시작할까. 신체 중 가장 더러운 부위가 '발'이라는데, 남의 신발을 닦는 것으로 돈을 번다. 의외로 신발과 관련한 해몽이 좋다. 

꿈 속에서 신발

변화에 대한 열망,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 직업의 성공 미래에 대한 진보 등을 상징

신발이 더러워지는 꿈

다른 누군가에게 모욕이나 수치심을 당하게 될 징조를 의미

신발을 깨끗이 닦거나 빨아두는 꿈

새롭게 시작한 연애가 신나고 즐겁기도 하고 새로 시작한 일이나 직장에서의 일이 원하는 대로 잘 진행 되는 좋은 꿈

신발을 닦는다는 것은 현재와 다른 내일, 변화를 기원한다는 의미이다. 남이 그 변화를 빌어주면 인정받는 듯 더욱 기분좋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신발을 닦으며 남의 성공을 기원하는 이들도 현재에 머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구두통 메고 거리로 나온 거 아니겠는가.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이 전직 슈샤인보이였다는 얘기가 종종 있다. 노르웨이 라면왕도 미군 캠프에서 구두를 닦았다고 하고, 이외에도 여러 사업가들의 사례가 옛 이야기가 되어 전해지고 있다. 

십시일반이라고 슈샤인보이들이 더 많은 운동화를 닦을 수 있을 때, 그들도 운동화를 맡긴 이들도 다같이 더 나은 미래를 소망할 수 있을 것이다. 10월, 아디스 아바바에 가면 슈샤인보이에게 내 운동화를 맡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