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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by 토리가 토닥토닥

6개월 이상 재직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은 1년에 한 번 보수교육을 듣는다. 이수가 안되면 벌금을 내야 하는 법정교육이다. 보통은 지역의 사회복지사협회 교육장에서 듣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재택교육으로 진행된다.


녹화된 동영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 등을 들어보기는 했어도 실시간으로 출석을 확인하며 그룹으로 진행되는 재택교육은 생소한 경험이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돌입되었다. 쉴 새 없이 울리는 문자 알림은 이미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도 한 교회로부터 시작된 코로나 감염전파을 알려준다.


복지관 안팎에서도 그리고 운영하는 팀 안에서도 프로그램을 정지시키거나 중단했다. 그리고 복지관 출입 역시 철저하게 통제된다. 업무 관련의 외출과 더불어 오로지 출퇴근만이 가능하다.

정말 진심으로 화가 난다. 코로나 발병 이후 늘 긴장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 사람들을 안 만난 지 반년이 지나간다.


오로지 회사와 집, 집과 회사가 전부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공동체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의무라 생각한다. 나 한명이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 생각하니 더 조심하게 된다.


이번에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 전염으로 공동체 연대를 다시 생각한다. 경각심 없는 사람들과 최선을 다해 밤낮으로 조심하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말이다. 공동체에 대한 책임은 정부와 공무원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정치와 사회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시대 속에서 정치와 사회에 대한 분노 대신 이 큰 고비를 함께 견디고 넘겨야 하는 공동체 연대의 힘은 여전히 일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 같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돌봄을 이야기하지만 현재 2단계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이미 그들은 복지 시설의 입장조차 어렵게 되어버렸다.


이런 상황을 광화문이나 종교시설에서 경각심과 조심성 없이 행동하고 있는 그들은 이해할까?


너와 내가 먼저 조심해야지만 사회적 약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이런 현상을 극단적 이기주의라 생각한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그들의 행동 속에는 배려의 모습을 단 1%도 찾아볼 수 없다. 지금은 정치, 사회의 불만보다는 그간의 노력을 지속할 때임은 너무나 분명하다.


언니가 있는 호주 멜버른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5km 이내에서 하루 한번, 가족당 1명만 장보기가 가능하다. 식당은 포장과 배달만 허용되며, 운동은 1시간만 해야 한다. 야외활동, 쇼핑, 야외 스포츠는 금지되고 쇼핑센터는 휴업이 되었다. 모든 것은 정지되었고 정말 집에만 있으라는 조치가 멜버른 전 지역에 발령되었다. 점차적으로 매일 쏟아지던 800명의 확진자가 200명 대으로 줄었다고 한다.

나는 잠시라도 이런 규제가 지금 필요하지 싶다.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코로나로부터 조금이라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행동지침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

제발 나 하나쯤이라는 생각은 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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