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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을 나가지 않는 대신

집순이가 집에서 하는 일

by 토리가 토닥토닥

코로나 전부터 집순이였는데 더 철저한 집순이가 되었다.


그리고 집안에서의 생활을 더 잘하기 위한 지겹지 않은 나만의 방법들을 생각해보며 실천하기 시작했다.



1. 정리와 청소


코로나로 집 밖을 안 나가는 대신에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은 1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과 책들의 '정리' 다.


휑한 공간을 좋아하는 터라 꾸준한 '정리'와 '청소'가 나는 좋다. 지금 집에 있는 물건들의 80%는 언니가 이민 가면서 남겨놓은 것들과 엄마가 쓰던 살림살이들이다.


처음에는 무작정 받아놓았으나 살면서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이 나뉘기 시작하면서 물건의 정리는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물건 정리 조건은 다음과 같다.


하나. 1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은 앞으로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과감하게 정리한다.

둘. 수선해도 더 이상 입기 힘든 옷은 정리한다.

셋. 다 읽었거나 몇 년을 두고 더 이상 손이 안 가는 책들은 중고매장에 판매하거나 폐지로 버린다.

넷. 새 제품이나 1~2회 정도만 사용한 물건은 세척 후 기증한다.

정리 물건의 일부일 뿐이다.

최종 목표는 최소한의 정말 필요한 것들만 남기고 싹 '정리'하는 것이다.


2. 요리

어렵고 힘들다. 그리고 나는 요리가 일단 잘 안된다. 밥은 먹어야 하니 엄마가 주신 원재료를 가지고 유튜브와 요리책을 보며 시도해본다.

오늘은 단호박 조림을 해보았다. 조리는 물이 많고 간이 맞지 않아 망했다. 일전에 오리주물럭, 가지볶음, 스파게티 등의 고난도의 요리를 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먹어도 무슨 맛인지 모를 정도로 패했다.

이것은 분명 단호박조림이며 내가 아니라 요리 유튜브 영상이 질못되었을 것이다. 엉엉.

그 후로 요리를 잘하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한때 복지관에서 요리교실 프로그램을 옆에서 지켜보며 요리강사의 테크닉을 배워보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둘째언니가 만든 고구마케잌

언니들은 요리를 잘한다. 그렇기에 나도 원래는 잘하는 사람일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요리를 못하는 이유를 찾을 때까지 도전할 것이다.


3. 글쓰기

최근 글쓰기의 업그레이드 도전을 시작했다. 공모전이다. 예체능으로 상을 받은 경험은 초등학교 4, 5학년 때의 화재예방 장려상이다.


한때 동화작가 로망이 있어 한두 편 쓰다 만적이 있었다. 상욕심이 없으니 당선에 대한 기대도 없다. 당선은 내 몫이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스스로 만족하고 어느 누가 읽어도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다. 꾸준히 그렇게 쓰다 보면 언젠가 당선이 아니어도 읽어보라 살포시 몇 명에게만 공개했을 때 잘 썼다고 칭찬받을 날도 있을 것이다.


토요일인 오늘 회사 단체문자로 복지시설 종사자 휴일 동안 지켜야 할 준수사항을 받았다. 나는 그것만큼은 업무로 생각하지 않는다.


집순이였지만 더 철저한 집순이가 되기로 생각한다. 대신 집에서의 생활을 답답해 여기지 않으며 나부터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지켜야 할 준수들을 잘 지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부터 지키면 지금의 이 상황은 잘 지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랬으면 좋겠다.


나는 둘째 언니 가족을 보러 호주에 가고 싶고, 박물관도 가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계획을 완료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하여 복지관 이용자인 장애인들과 보호자들을 더 자주, 더 많이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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