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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번째 글을 자축하며

by 토리가 토닥토닥

브런치 합격 메일을 받기 전 모아둔 글은 9개밖에 되지 않았다. 그 사이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열심히 읽었다. 특히 20개 혹은 50개 이상의 글들을 작성하게 한 메마르지 않은 소재가 대단하다 생각했다.

나름 9개의 글을 쓰는 동안 앞으로 20개만 작성할 정도의 소재가 계속 나올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15개 정도 작성하면 브런치를 닫아야겠다 소심한 마음도 있었다.


독특한 일과 삶을 사는 것도 아니고, 전문가로서 조언을 할 입장도 안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원하는 삶 자체가 '가만가만, 고만고만, 조용하고 단순함'을 지향하기에 그만큼의 이야기 소재가 있을 리 없다 생각했다.

그러나 살면서 평생 내 입으로 말하지 못할 것 같던 상처들을 자연스럽게 돌아보며 그동안 잘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 과감한 자기 성찰도 있었다.


그리고 복지사로서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함께했던 한분 한분들을 다시 생각해보며 그분들 모두가 현재의 삶이 평안하시기를 기원하기도 했다.


거창하지만 초창기에는 나보다 더 글을 잘 쓰는 동생의 잔소리와 감수를 통해 부족한 점을 메꾸었다.


내 글을 보면 꼭 논문이나 보고서 같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점을 고치기 위해 노력했다.

동생이 그동안 가져다준 글쓰기 책은 분명 도움이 되었다. 스타일이 변할 수는 없어도 확실히 공부하며 쓰는 글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튜브를 통한 글쓰기 강의도 찾아보았다. 물론 화면 속 강사님들의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더 나아가 앞으로의 계획은 코로나가 끝나면 멘토의 조언대로 좋은 강사를 찾아 양질의 글쓰기 교육으로 더 성장하고 싶다.


지금까지 쓴 글을 보니 좋은 글도 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글들도 많다. 그러나 운전도 연습만이 고속도로를 무서워하지 않게 해 주듯 좋은 글도 나쁜 글도 많이 많이 써봐야 보다 더 나은 좋은 글이 쓰일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잘 보지 않는 통계를 보았다. 그동안 나의 글을 읽어주신 2,854건(명)이 기록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많았다. ㅎ,ㅎ


처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 글쓰기와 관련된 문장을 적어놓은 필기장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 문장은 아마 글을 쓰는 내내 나를 뒤돌아보게 하는 문장이 되고 있고, 앞으로도 될 것이다.


글은 자기가 겪은 일을 정직하게 쓰는 것이 기본이라 할 수 있지만, 그렇게 정직하게 쓰기만 하면 다 되는 것이 아니고, 다시 또 남들이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글을 써야 한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가치가 있는 글을 쓰려면 가치가 있는 삶을 살아야 하고, 가치가 있는 생각을 해야 한다. 글쓰기가 어렵다면 바로 이것이 어려운 것이다. 글을 살리기 위해 자기를 속여서는 안 된다.


무엇을 쓸까- 서사문 2(가치가 있는 글과 가치가 없는 글) 이오덕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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