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생일

다시 보통날

by 조성준


그날은 스물 네 번째 생일이었다. 어쩌면 다시는 오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날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좀 이상했다. 비록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병원 신세를 지고 있지만, 생일 축하한다며 인사를 건네는 가족들의 얼굴을 볼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일 축하해! 한 달에 생일이 두 번이나 있네. 태어난 날, 다시 태어난 날.”

그렇게 말하는 엄마의 표정은 진심으로 기뻐 보였다. 생일은 5월 27일, 사고는 5월 1일. 사고가 있던 날이 다시 태어난 날이라면, 태어난 날과 다시 태어난 날이 모두 5월인 셈이다.


엄마는 죽다 다시 살아난 내 첫 번째 생일이라며 케이크에 초를 한 개만 꽂았다. 돌잔치 때 나는 돈을 잡았다는데, 다시 내게 보기가 주어진다면 내가 잡고 싶은 건 삶이다. 그저 별 탈 없이 사는 보통의 삶.


나는 SNS에 접속해 그동안 업로드 했던 사진을 훑어봤다.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함께 찍은 사진, 군대에 있을 때 찍었던 사진,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즐거운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의 생일. 그 말이 한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 사고로 내가 죽었다면 태어난 날과 다시 태어난 날이 아니라 생일과 기일이 됐을 것이고, 그랬다면 기일은 기일대로 생일은 생일대로 가족들에게 상처가 됐을 것이다.


이제는 서른 두 번째, 아니 다시 태어난 아홉 번째 생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가 원했던 평범한 삶을 살면서도 가끔 다른 것들을 움켜잡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때 했던 생각들을 기억하며 지금 내게 주어진 시간들에 감사하며 살자고 습관처럼 다짐해본다.



어제는 저의 아홉 번째 생일이었습니다. 맛있는 것 많이 먹고 가족들과 좋은 시간 보냈네요. 이 글을 읽는 분들도 행복이 가득한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잡고 싶은 삶을 꼭 붙잡으시길 바랄게요!!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651771

글 @66dearmama99 그림 @ordinary_paark


매거진의 이전글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