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라고 불러줘서 고마워
<3-3. 공주라고 불러줘서 고마워>
“공주~ 주공아~~”
남편이 나를 부르는 애칭이다.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연애 중반이었을까 카톡을 하다가 오빠가 나를 공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카톡에서도, 결혼하고 나서는 집에서도 그렇게 불러준다.
오빠가 날 공주라고 불러주는 그 말이 참 좋았다.
듣고 보니 참 좋았다. 공주라는 말을 듣고 보니, 내가 그동안 이 말에 참 목말라했었구나를 불현듯 알게 되었다.
오빠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남녀 간의 ‘사랑’에 조금은 냉소적이었던 것 같다. 멜로영화 같은 사랑이 있겠어?
내가 스스로 충만하면 되지, 남자의 사랑이 꼭 필요한 건 아니야! 난 그냥 골드커리어우먼으로 살아도 좋아!
라며 만남이든 연애든 콧방귀를 꼈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깊은 내면에는 예쁘지 않아서 인기가 없을거라는 불안함과 상처받기 싫은 방어막에 가려있었지 늘 나만 바라봐주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해주고 나를 나보다 더 공주처럼 여겨줄 사람을 간절히 원했던 것 같다.
오빠가 나를 “공주~ ”라고 불러줄 때마다 참 행복하고 신이 난다.
자고 일어나 짧은 단발머리가 부스스 새집을 짓고있어도 나는 공주였고, 아침에 화장하지 않은 맨얼굴에 눈곱이 낀 눈으로 일어나도 나는 공주였다. 쉬는 날 늦잠을 자고 과자를 먹으며 유튜브 쇼츠를 멍허니 보고 있어도 나는 공주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밥만 잘 먹어도 나는 공주였다.
연애할 때부터 완벽하고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던 나에게 늘 그냥 나여서 예쁘고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해줬던 남편이다. 어떤 모습이든 자기 눈에는 공주라고. 자기랑 있는 모든 순간들이 편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줬었다. 못나고 부족한 부분까지 다 괜찮다고.
남편을 통해서 내가 있는 그대로 예쁜이라는 걸 되려 뒤늦게 깨달았고 나 스스로도 허락(?)했던 것 같다. 그동안 아무도 채워주지 못했던 내 마음속 구멍이 넘치게 채워졌다.
남들과의 비교로 세운 위태롭고 비뚤어진 자존감이 아니라,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수용되어지는 과정을 통해 곧고 단단한 자존감이 새롭게 생겨났다.
나도 예쁜이 공주다!
남편이 내게 준 건 단순한 애칭이 아니라,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다는 확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