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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기적 Sep 30. 2022

두 살 아니고 스무 살 차이

관망으로 하는 응원

지긋지긋한 작가 지망생으로 살고 있는 마흔 살은 오늘도 매일함에서 투고 거절 메일을 발견합니다. 곧 스무 살 차이 베프에게 편지를 씁니다. 울컥하는 마음과 좌절하는 마음 모두를 마구 털어놓습니다. 누군가 나의 편지를 진심으로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기죽었던 마음이 살짝 펴집니다. 다시 노트북을 켜서 기획서를 고치고 원고를 다듬을 마음도 생깁니다. 마흔 살은 궁금했습니다. 마흔 너머의 삶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데, 왜 이다지도 힘든지, 이 힘듦의 끝이 어디인지, 나는 과연 그 힘듦을 감당하고 내가 바라는 모습으로 나이들 수 있을지. 그래서 환갑이 넘은 언니이자 베프에게 오늘도 편지를 씁니다. 타인을 향한 편지를 쓰며 결국은 나를 지키는 울타리를 만들면서요.   


환갑의 작가는 이십 년 지기 친구이자 자신의 글쓰기 강좌 수강생이 된 그녀의 편지를 읽습니다. 편지를 통해 자식에게 듣지 못한 글쓰는 요즘 엄마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편지와 함께 이십 년 전 고군분투하던 나의 모습을 읽습니다. 사실 어떻게 그 시간이 지나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스무 살 차이 친구는 잘 지나가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마음을 준 인연은 사라지고, 품었던 용기가 빛을 발해도, 한번 더 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루 하루 나이드는 것도 꽤 해볼만한 일이라고. 스무 살 어린 친구에게 그리고 그때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마흔 살 작가 지망생과 환갑의 작가가 나누었던 이야기를 기록했습니다.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누는 동안 자신을 지켜준 울타리를 기록했습니다.

그 기록을 통해 울타리 너머 서로의 삶을 관망하고 응원합니다.


그 응원을 나눕니다. 

응원이 필요한 마흔살의 당신과 언젠가는 환갑이 될 당신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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