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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 Nov 07. 2024

계속 걷다보면 언젠가는 도착

11화 특집 작가 이야기 :)

안녕하세요! 평범한 사람의 특별한 이야기를 연재중인 이영입니다. 11번째 글을 올리는 날인 오늘은 매주 목요일마다 글을 올리겠다는 약속을 10번 지킨 기념으로(라고 핑계를 대지만 그냥 제가 하고 싶어서^^) 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원래 처음 지었던 브런치북 이름은 "계속 걷다보면 언젠가는 도착"이었어요. 그러다 뭔가 브런치 감성(?)도 안 느껴지는 것 같고, 조회수도 별로 안 나오는 것 같아 "평범한 사람의 특별한 이야기"로 이름을 바꿨는데요, 다시 처음 이름으로 바꿀까 고민중이에요. 이름을 바꿔도 조회수는 그대로인 것 같아서요. 핫핫.


저는 이런 이야기들을 좋아해요.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객관적으로 가능성이 없어 보여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계속 걸어 결국엔 본인이 원하던 그곳에 도착한 사람들의 이야기요. 제가 지금 계속 걷고있는 중이라 그런가봐요. 도착할 수 있을까? 의심될 때마다 이런 이야기들로 위로받고 또 계속 걸어갈 힘을 얻거든요.




저는 약 30년 전 고등학생일 때, 무슨 계기였나 하여튼 노래를 잘한다고 1학년때부터 학교에 소문이 났었어요. 잠깐 제 자랑 좀 할게요. 이젠 옛날 일 말고는 자랑할 게 없거든요ㅠ^ㅠ 친구들은 어떻게든 수업을 덜 하려고 수업시간마다 "선생님~~ 이영 노래 들어요"를 외쳤고 그래서 저는 애들 앞에서 자주 노래를 불렀어요. 그럼 쉬는 시간에 애들이 와서 "너는 진짜 꼭 가수해야 된다"고 하곤 했죠. 


다른 반에서 모르는 애가 찾아와 "너가 이 반에서 노래 좀 한다며? 나랑 같이 오디션 보러 갈래?"해서 한동안 같이 오디션을 보러다닌 적도 있고, 또 한 번은 별로 친하지도 않은 같은 반 친구가 "다른 반에 있는 내 친구가 오디션을 보러 가니까 너도 같이 가라"며 자기 친구를 소개시켜주고 함께 청담동에 있는 기획사까지 가준 일도 있었어요. 심지어 무려 고3때에요! 이 정도면 제가 왕년에 노래로 얼마나 날렸는지 좀 감이 오실까요? 핫핫.


그런데 정작 저는 3년 동안 이렇게 "넌 꼭 가수해야 한다", "네 목소리는 특별하다"는 말을 듣고 친구들이 몇 번이나 오디션에 데려가도 '에이~ 내가 무슨 가수야' 이렇게 생각했어요. 영화를 보면 부모님이 꼭 꿈을 품은 자식한테 그러잖아요. "니가 무슨?! 넌 못해!" 다만 영화 속 주인공은 부모님이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을 믿고 꿈을 펼치는데 저는 그렇게 하지 못했네요. 


그러다 21살에 갑자기 각성(?)해 가수가 되겠다며 실용음악과 입시를 보고, 오디션도 100번 넘게 보고, 데모 씨디를 만들어 합정, 압구정, 청담동, 망원동 온갖 기획사에 돌리고, 홍대 앞에서 공연도 하고, 진정한 가내수공노동집약 디지털싱글을 만들어 음원싸이트에 등록하고, 하여튼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어요. 근데 40이 될때까지 제가 원하던 그곳에 도착하진 못하고 실패만 맛 봤죠. 그러니 악순환에 빠져버렸어요. 자신은 없지만 어찌어찌 시도하고, 자신이 없어서 그랬는지 결국 실패하고, 그럼 다시 자신감이 낮아지고.


그렇게 청춘을 보내고 40살에 처음으로 회사같은 회사(?)에 취직해 점심 시간마다 동료들의 내 집 마련 걱정, 주식, 비트코인 얘기를 듣다보니 뭐랄까 어쩌면 그동안 일부러 외면했을지도 모를 현실을 돌아보게 됐달까요? 20대때 비슷비슷했던 친구들은 어느새 다 결혼해 애가 초등학교에 다니고 대기업 부장, 자기 사업, 자기 집 난리났는데 저만 20대때 그대로인거예요! 


앗, 생각보다 분량이 길어지고 있네요. 암튼 그래서 중간에 방황을 하다 이제 다시 걸으려 한다는 그런 얘기였습니다. ^^ 혹시 반응이 좋으면.. (단 한 개라도 댓글이 달리면?!) 방황한 얘기도 자세히 해볼게요. 그럼 다음주 목요일에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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