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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 Nov 21. 2024

자유 찾아 열기구 타고 국경을 넘다

실화 영화 <벌룬>



1979년. 당시 독일은 공산주의인 동독과 민주주의인 서독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벌룬>은 동독에 살던 두 가족이 자유를 찾아 열기구를 타고 국경을 건넌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왓챠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배경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난 1945년, 독일은 동쪽 공산주의와 서쪽 민주주의로 나라가 나뉘게 됩니다. 처음에는 동독과 서독간에 왕래도 자유롭고 생활상으로도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산주의 영향 아래 있던 동독은 점점 통제가 심해지고 국경 감시도 살벌해져 동독 주민은 감옥에 갇힌 것과 비슷한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인공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피터(1942~2017)와 군터(1955)는 지역 주민이 일하는 플라스틱 공장에서 서로 알게 되었습니다. 공장에서 일하기 전 피터는 전기기사이자 공군 소속의 정비사 였고 군터는 벽돌공 이었습니다. 그들은 친구가 되었고 1978년, 동독을 함께 탈출하기로 합니다.



열기구 제작


탈출 수단을 고민하던 그들은 열기구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열기구를 제작하기 위해선 약 800평방미터의 천이 필요했습니다. 그들이 사는 작은 마을에서 이 많은 천을 구입하면 정부의 의심을 받을 게 뻔하기에 50km나 떨어진 곳까지 가서 천을 구입했습니다.


40년된 재봉틀을 이용해 군터가 바느질을 하고 피터는 기계적인 부분을 담당했습니다. 두 주 만에 마침내 열기구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런데 여러 방법을 동원해도 열기구는 부풀어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천 소재가 열기구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다시 만들기로 합니다. 이 첫번째 열기구는 아무도 모르게 몇 주에 걸쳐 조금씩 불태워졌습니다.


여러 종류의 천을 구입해 실험한 끝에 마침내 가장 적합한 천을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천을 구입하기 위해 160km나 이동했습니다. 워낙 많은 양이라 정부에 보고가 될까봐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무사히 천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열기구는 부풀어 오르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날아오르지를 못했습니다. 이때부터 둘은 갈라집니다. 군터는 열기구를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으려했고, 피터는 계속 화염방사기를 개선해나갔습니다.




첫 번째 시도


마침내 열기구를 띄울 수 있게 된 피터는 가족과 함께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열기구는 얼마 못가 추락했습니다. 다음날 회사, 학교에 지각하면 바로 의심을 받을 것이기에 그들은 일단 열기구는 방치한채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열기구는 다음 날 바로 발각되었고, 동독 경찰은 열기구의 주인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시도


피터가 붙잡히면 피터 가족은 물론 군터 가족까지 위험해질거란 예상에 피터와 군터는 절박한 심정으로 다시 힘을 합쳐 다음 열기구를 만듭니다. 그렇게 6주만에 열기구를 완성한 그들은 가족과 함께 1979년 9월 16일 새벽 2시, 빨래줄로 엉성하게 만들어진 이 열기구로 다시 한 번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일단 하늘로 올라오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풍선이 갈라졌고, 갈라진 틈으로 바람이 불어와 계속 불이 꺼져 그때마다 성냥으로 다시 불을 붙이는 긴박한 상황 속, 동독 정부에서 열기구를 발견해 수색을 시작했습니다. 예상보다 빨리 프로판 가스가 바닥나 그들은 급하게 착륙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군터는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일행은 그곳이 동독인지 서독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일단 눈에 보이는 농기구가 새것이고, 알록달록한 색깔 등이 동독에서 보던 것과 달라서 '서독인가?' 짐작은 했지만 확신은 못했습니다. 얼마뒤 열기구를 보고 쫓아온 경찰이 도착했습니다. 경찰차가 아우디인 것을 보고 그들은 서독에 도착했다는 사실에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열기구 탈출의 성공으로 동독은 국경에 대한 보안을 더 강화하였습니다. 피터의 남동생, 여동생 부부는 피터의 탈출을 도운 혐의로 체포되어 수감생활을 하다 국제 엠네스티의 도움으로 모두 석방되었습니다.


두 가족은 모두 열기구가 착륙한 마을에 정착했습니다. 이제 자유를 맘껏 누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동독 스파이의 압력으로 피터는 스위스로 이주해야했고 1990년 독일이 통일 된 후에야 다시 독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군터는 바이에른에 살고 있습니다.


2017년 피터는 오랜 투병 끝에 사망하였습니다. 이들에게 자유를 찾아준 이 열기구는 현재 마을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https://youtu.be/ef45Wnf47dc?si=mx4Q8y8g1wcYGz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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