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JOKKO Nov 15. 2015

정글만리2

조정래


중국에는 세 가지 바보가 있다고 했다.

공안이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바보. 공안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보. 나만은 공안에 안 걸릴 거라고 생각하는 바보.

그래서 중국에서 가장 안전하게 사는 방법은 공안에게 걸릴 언행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중국인들의 3대 상술이 있었다. 외상은 주지 말고, 외상을 했으면 떼먹어라. 마누라는 빌려줘도, 돈을 빌려주지 마라. 하루에 100원씩을 벌기로 했는데 90원밖에 못 벌었으면 한 끼를 굶어라.


"책을 읽고 또 읽어라. 학교에서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 부족을 책을 읽어서 채워야 한다. 책이 가장 좋은 스승이기 때문이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만이 세상사를 통달할 수 있다."


자크 카방은 핵심적인 말을 할 때면 습관처럼 꼭 상대방의 눈을 응시했다. 그의 비즈니스 테크닉인 것 같았다.


그런 일에 맞닥뜨려 있으면서 지난 일에 신경소모를 한다는 것은 비즈니스맨의 기본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비즈니스맨에게는 이윤 추구를 위한 냉정한 현실이 있을뿐이었다.

최대의 이윤 창출을 위한 거래 성립, 그것만이 비즈니스맨의 윤리고, 비즈니스맨의 능력이었다. 칼날 같고, 얼음장같은 현실과의 싸움에 혼신을 다해야 할 비즈니스맨이 과거의 감정에 사로집하는 것은 독배를 마시는 위험이고 어리석음이었다.


차를 아랫사람 시키지 않고 직접 우려내고, 차 대접을 하는 것은 손님을 귀하고 정중하게 맞는다는 중국식 예법이었다.


중국은 여러 개의 종주국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다. 세계3대 발명품 외에도 비단의 종주국, 도자기의 종주국, 옥공예의 종주국, 거기에 더하여 차의 종주국이었다.


그들의 생활이 3개 요소의 순서는 식.주.의였다. 한국의 의.식.주와는 영 달랐다. 그래서 그들은 음식을 먹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 입성들은 구지레한지도 몰랐다


고급관리들은 자기네 단골식당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들과 약속을 할 때 이쪽에서 먼저 장소를 정해버리는 것은 중국사람들의 몐쯔를 깎는 일을 저지르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짓이었다.

그들이 꼭 자기 단골집을 찾아가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공안의 눈길을 피함과 동시에 사례금 받기를 편케 하기 위해서였다. 식당에서는 손님을 데려온 단골들에게 전체 식대의 10퍼센트를 은밀하게 건네는 것이 관례였다.


"예, 중국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에 이런 말이 있어요. '차라리 목숨을 버릴지언정 돈을 놓치지 말아라.' ~ 흔히 중국사람들을 말할 때 만만디다, 의뭉하다, 겉 다르고 속 다르다, 하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말은 맞기도 하고, 영 틀리기도 합니다."


"비즈니스란 그 흔한 시쳇말로 '돈 넣고 돈 먹기' 담판입니다. 적게 주려 하고, 많이 받으려 하고, 그 줄다리기와 저울질은 그때그때 눈치껏 요령껏 해나갈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이놈에 사업이라는 게 물건 만들어내는 일보다는 팔아먹는 게 더 진땀 나니, 이건 참 해먹기 어렵습니다."


"흠, 그 친구 말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해요. 중국이 G2가 된 것은 제조업에 무한정 투입된 값싼 노동력의 힘이지 문화수준과는 아무 상관이 없잖소. 서양 기자들이 자꾸 그 대목을 헛짚어요."


"중국의 과거는 시안에 있고, 중국의 현재는 베이징에 있고, 중국의 미래는 상하이에 있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중국에 대해서 알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고, 중국에 대해서 안다고 하는 것은 더욱 어리석은 일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