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by 오레오


타는 듯한 갈증을 해결해줄 것이 눈물뿐이라 나는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경건히 모은 두 손 위로 떨어진 성수 몇 방울 그조차 나는 감사히 들이켰지만, 외롭다. 라고 고개를 치켜올린 채 잠자코 생각에 잠긴 그때였다. 거울 속 그대의 질문엔 늘 커다란 추가 매달려 있었다. 삶과 무게가 같은 그것을 목에 매노라면 나는 다시 고개를 떨구는 것 외에 무엇도 할 수 없었다.


지금은 잘못 배송된 그대의 신분증을 돌려주러 가는 길이다. 사막 한 가운데, 걸어도 걸어도 발자국이 지워지는 이 곳, 나는 어디인가. 다른 이에게서 훔쳐온 언어와 생각으로 며칠을 연명했으나 머지않아 아사餓死를 면치 못할 것이다. 괴롭다. 그대는 어디인가. 지평선 너머 보이는 그대가 환영幻影임을 나는 안다. 무어라 웅얼거리는 그대, 엷은 입술 사이로 새어나오는 희미한 잠언의 뜻을 나는 모른다.


어제는 수없이 많은 별자리 사이 내 몸 하나 누일 자리가 없어 추위에 떨었고, 오늘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한가운데에서 잃어버린 나의 시간을 찾아 헤매고 있다. 그러나 분실물 보관함도 차양막도 없는 이곳 뙤약볕이 작열하면 불안한 나는 다시. 괴롭다. 가슴이 타들어간다. 그대도 마찬가지인가, 물음에 무어라 웅얼거리는 그대. 애처롭다. 순간 다시 걸음을 재촉하는 나.


물기 남은 손에 그대의 빳빳한 꿈 한 장을 꼭 쥔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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