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현장에 짓는 카나바 강당은 우리에게는 첫 시도였지만 기술적인 어려움이나 공사 도중 시행착오는 없었다.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한 노력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현장에서는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둘러보기도 했는데 알고 보니 평창이 참 내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사람에게 가장 좋은 해발고도가 600~800m라는데 평창이 700m쯤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장평 버스터미널에서 내렸을 때 기분 탓이 아니라 정말 쾌적하다는 게 느껴졌다. 한순간 '여기서 살아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독자분들에게도 추천드린다. 가보시면 싱그러운 공기와 강원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충분히 만끽하실 수 있으리라 믿는다.
글이 어쩌다 보니 평창 예찬론으로 흘러갔는데 평창 현장은 정말 아무 탈 없이 예정된 대로 일주일 남짓 기한으로 끝이 났다. 공사금액도 제때제때 들어와 전혀 문제없이 진행됐고 환경이 쾌적하다 보니 인부들도 기분 좋게 일했던 곳이었다. 세상만사가 이렇게만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아무런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공사가 끝난 뒤 사업주가 본인이 예상한 것과 조금 다르다며 컴플레인을 했지만 서로 이해하는 선에서 끝났고 부가세를 지급하는 시점에 있어서 나는 당연히 공사가 끝난 뒤 청구를 했으나 사업주는 반년 뒤로 미루자고 해 상당히 당황스러웠었다. 정석대로 한다면 당연히 공사가 끝난 직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부가세 지급이 완료돼야 하지만 개인을 상대로 일을 하다 보면 별의별 일을 다 겪기 마련이다. 6개월이 지난 뒤 받았으니 다행이지만 받을 돈을 미루어 받는 것은 아무래도 기분이 좋진 않았다.
카바나 강당이라는 색다른 시도를 성공적으로 끝낸 뒤 평창의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에 품고 다른 현장으로 발길을 돌려야 할 때이다. 평창 현장의 공사가 짧아서 아쉬움이 남을 정도였으니 앞으로 이런 현장을 또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