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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호 May 01. 2024

털난빵

하리의 모습 #3

 털난빵이 모험하는 이 세계는 붓질만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컨프레셔라고 하는 일종의 안료 분사 기구가 사용된다. 덕분에 그려진 캐릭터는 더욱 몽글몽글하고 부드럽다. 그의 모습을 촬영하면서 평소 착용하는 마스크와 자연스럽게 물감을 고르는 모습을 기록했다. 작업에 임할 때는 누구보다 진지하고 몰입하는 자세를 취한다. 특히, 이 작업들에서 유심히 지켜본 부분은 바로 표면질감이다. 캐릭터가 담기는 모양과 형태는 에어브러시로 표현되어 부드러움이 충만하고, 그 외의 배경과 환경, 그리고 사물들은 흘러내거나, 붓자국을 남겨 회화가 가지는 질감과 두께를 과감하게 드러낸다. 


하리의 모습

 그러나 이 두 가지 질감이 자연스럽게 만나 하나의 세계와 공간을 만들어낸다. 하리의 작업실은 작고 귀여운 얼굴들이 마음껏 자신의 모험을 수행하는 일종의 플레이그라운드와 같다. 이 유쾌한 작업실에서 하리 작가와 나는 그간의 협업과정과 더불어 앞으로 태어날 털난빵의 여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리의 모습

 그의 모습을 촬영하는 내내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예술가의 모습을 촬영하는 목적으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에서 나를 촬영한 작가는 하리가 처음이었다. 어떤 공간, 어떤 시간에 있든 무한한 가능성과 긍정, 끊이지 않는 웃음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하리작의 모습은 내가 만난 예술가의 가장 거대한 밀도의 미소를 머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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