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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ganicmum Feb 25. 2024

심플한 물건정리

매일 청소하는데 왜 안 깨끗하지?

청소와 정리의 차이


매일 청소를 열심히 하는데 집은 안 깨끗해보인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늘 청소하는데 집이 깨끗한 느낌이 안 든다면 '정리'가 되어있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어릴 때 부터 '정리''청소'의 개념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정리하다'와 '청소하다' 외에 또 다른 행동으로  '치우다'가  있는데 우리의 청소에는 '치우는 행동'이 포함이 되어있기 때문에 '정리'를 한다고 착각한다.


영어로는

'청소'는 clean

'치우다'는 clean up

'정리'는 organize 이다.


즉, clean(청소)은 깨끗하게 하는 것이고, clean up(치우다)은 지저분하거나 어지러운 것들을 치우는 것이다.

organize(정리)는 조직하고 체계화하는 것이다.


'정리 organize '를 통해 계획에 따라 체계화된 공간은 쉽게 무너지지 않고 복구도 빠르다. 그러나 '정리'라는 과정 없이 '치우기'만 한 공간은 체계가 없기 때문에 난장판이 되기 쉽다. 그래서 정리되지 않은 집은 더 자주 치워야하고 청소를 많이 하는데도 집이 깨끗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어릴 때 학교에서 선생님이 "청소하자~" 라고 말씀 하시면 아이들이 조를 나누어서 빗자루를 들고 다른조는 밀대를 들고 또 다른 조는 창을 닦기 시작했다.

더러운 먼지를 털어내고 깨끗하게 닦으면서 이곳 저곳을 치웠다. 이때 우리가 '정리'를 하지는 않았다. 학교는 이미 공간이 세분화되고 정리가 되어있기 때문에 우리는 청소하고 치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남편이 갑자기 들어오면  "하루종일 청소도 안하고 뭐하냐"고 잔소리를 한다. 물론 간 큰 남자의 경우이다. 착한 남편들은 비록 말은 안하더라도 집안이 청소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직접 어지러운 거실을 치우거나 포기하고 방으로 들어가서 잠을 청할 것이다.


집안이 어지러운 상태는 청소가 안 되어있는 것이 아니다.

'정리'가 안 된 것이다.


대충 물건을 치워놓고 청소기를 한 번 돌리고 나면 집이 좀 깨끗해진 것 같다.

그렇지만 다음날도 또 집안은 어지러워져 있다.


어린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하루라도 청소를 하지 않으면 집이 난장판이 된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그건 '정리'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하루라도 치우지 않으면 집이 난장판이 되는 것이다. 체계적으로 물건의 자리를 정하는 것이 '정리'이기 때문에 정리가 잘 된 집에서는 사용한 물건을 제자리에 두기만 하면 된다.


'정리'를 잘 하면 집 안이 어지럽지 않다.

난잡하게 어지러워져 있어도 쉽게 원상복구할 수 있다.

물건의 자리가 명확하기 때문에 집을 치우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청소는 하루쯤 하지 않아도 괜찮다.

하루동안에 얼마나 많은 먼지가 쌓이겠는가?


눈에 보이는 어지러움과 난잡한 상태는 정리정돈의 문제이다.

정리가 잘 되지 않았서 생기는 문제인데 청소를 안 한다고 핀잔을 주면 열심히 청소기를 돌린 사람은 속상해진다.




혼자 자취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아주 많이 공감할 것 같은데..

혼자 살면 사실 집을 어지르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

내가 사용한 물건은 원래 자리에 두지 않아도 내가 두었기에 금방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혼자 살면 물건의 가지 수도 많지 않고 공간이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물건을 찾느라 허둥거릴 일도 별로 없다.


혼자 사는데 물건 찾느라 허둥거린다면 정리를 정말 잘 못하는 사람이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혼자 살면서 정리가 안 되어서 불편함을 겪어 본 적이 없던 내가 아이가 생기면서 정리가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나도 청소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매일 청소하는데 왜 안 깨끗하지?



'정리'란 물건의 위치를 정해서 사용하고 그곳에 물건을 돌려놓는 것이다.


정리를 하면 물건의 위치가 정해진다.

정리 하면서 나오는 먼지들을 털어내기 때문에 정리가 잘 된 집은 자연스레 청소도 잘 된 집이 많다.


하지만 청소를 잘 한다고 물건의 자리를 잘 정하는 것은 아니기에 청소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집이 정돈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애당초 정리가 잘 안 된 집은 청소를 해도 물건이 제자리를 잡지 못한다.




정리가 잘 된 집의 특징 5가지


집에 들어섰을 때 눈에 거슬리는 것이 없이 환한 집은 정리가 잘 된 집이다.

아이 키우는 집이 이렇게 눈에 거슬리는 것 없이 잘 정리하고 살기는 쉽지 않다.


아기가 있는 집은 특히 아기가 먼지를 먹을까봐 바닥청소를 열심히하고 물건도 자주 닦고 방청소도 열심히 한다.

그런데 노력에 비해 깨끗해보이지 않기에 힘이 빠질 때가 종종 있다.


많은 육아용품들로 정리가 잘 되지 않았기에 집이 어수선하고 깨끗하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정리가 잘 된 집은 대체로 집에 들어서는 현관부터 환하다.

환한 집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정리가 잘 된 집의 특징을 알 수 있다.



1) 공간에 비해 물건이 적다


물건이 너무 많으면 수납공간을 넘어서 물건이 넘쳐나기 때문에 정리를 할 수 없다.

정리전문가들이 물건을 비우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수납공간을 꽉꽉채우면 꺼내기도 불편하고 보기에도 답답하다. 집이 넓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집이 작다면 물건의 가지 수를 줄여야 한다. 처음부터 물건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 생활 속에서 꼭 필요한 것만 남겨두는 연습이 필요하다.



2) 수납공간이 넉넉하다


수납공간이 너무 없어도 물건을 정리하기 어렵다.

책이 많은 집에는 책장이 있어야하고 식자재를 많이 보관하는 집에는 식자재를 보관할 트리나 선반이 있어야한다. 옷이 많은 집에는 옷을 보관할 행거나 옷장, 서랍장이 넉넉하게 있어야한다.


내가 가진 물건의 중에서 어떤 종류의 물건이 얼마나 많은지를 파악하여 적절한 수납공간을 마련해야한다.



3) 적재적소 배치


정리가 잘 된 집은 물건이 용도에 맞게 적절한 장소에 있다. 예전에 내가 살았던 20평대 구축아파트는 집 구조가 좋지 않았다. 오래전에 지어진 집이라 대부분의 집들이 주방에 양문형냉장고를 넣지 못할 정도로 주방공간이 협소했다.


어떤 집은 주방 앞에 있는 작은 방에 냉장고를 넣고 그곳을 창고로 사용했다. 또 다른 집은 앞베란다에 냉장고를 두었다. 뒷베란다를 확장해서 뒷베란다에 넣는 집도 있었다. 그나마 주방의 동선에서 이어지는 뒷베란다에 냉장고를 넣은 집은 사정이 괜찮았지만 나머지 집들은 상당히 불편할 것이다.


주방 앞 작은 방에 냉장고를 둔 집은 방이 창고가 되어 다른 용도로를 사용할 수 없다. 자녀가 있으면 방을 따로 주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하거나 자녀방에 냉장고가 들어가게 된다.

앞베란다에 냉장고를 둔 집은 음식을 꺼내기 위해 주방에서 거실을 지나 앞베란다로 왔다갔다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작은 냉장고를 사용해서 확장된 뒷베란다에 넣어서 사용했다. 뒷베란다를 확장해도 양문형냉장고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나오지 않는 구조여서 폭이 좁고 위로 긴 날씬한 냉장고를 선택해서 사용했다.

공간의 크기에 물건을 맞추었던 것이다.

이사를 할 때 냉장고를 새로 사야하는 상황이었기에 공간에 맞는 냉장고를 선택했는데 이미 냉장고가 있는 가정이라면 상당히 고민될 것 같다.


가족이 공동사용하는 거실을 생각해 보자.

거실을 아이들의 공간으로 정했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거실을 부부가 쉬는 공간으로 생각하는데 그 곳에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가득차 있으면 거실을 사용하면서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다.

아이 물건은 아이방으로 넣어주어야하고 아이방에 물건이 다 들어가지 않으면 물건을 줄여야 한다.


우리집은 거실을 서재로 만들었다.

둘째가 태어나면서 아이들 물건은 점점 더 많아져서 아이들 물건을 아이들방에만 둘 수는 없게 되었다.

그래서 거실에 대부분의 책을 놓고 아이와 관련된 물건은 책과 피아노만 두었다.


장난감을 종류별로 박스에 담아서 아이방에 있는 교구장에 두었기 때문에 아이가 거실에서 놀고 싶으면 교구장에 있는 박스를 거실로 가지고 나와서 놀고 다 놀고 난 다음에는 박스에 담아서 아이들방에 있는 교구장으로 옮겼다.


가족의 구성원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거실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결정하고 그 컨셉에 맞는 물건만 두어야지 정리가 잘 되어있다고 느껴진다.


정리가 잘 안 된다고 하소연하는 집에 가 보면 물건이 분류 되지 않고 한곳에 여러종류의 물건들이 모여있다.

 예를 들어 방에 들어서면 옷을 거는 행거가 있다. 처음에는 드레스룸으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옷들 사이에 지금 사용하지 않는 아이들 옷과 책, 명절선물세트박스 등의 저장하는 음식, 내용물이 보이지 않는 상자들이 쌓여있다.


집에 방이 여러 개 있어서 남는 방 하나를 창고로 정했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다른 용도가 있는 방을 창고처럼 만들어버리면 그 방은 창고방이 되어버린다.


처음에 이사할 때 방을 서재로 정했다면 서재라는 목적에 맞게 책상, 책장, 수납장 등이 그 방에 들어가야 할 것이고 아이방으로 정했다면 아이 장난감, 책, 옷 등 육아용품만 그 방에 들어가야 정리하기가 쉽다. 숙면을 취해야하는 침실에 많은 책과 옷이 보이면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 힘들다.

용도에 맞게 물건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작은 집일수록 물건을 잘 배치해야 한다.

작은 집에서는 물건이 넘쳐나서 다른 장소로 옮겨지는 경우가 많다. 나 같은 경우에는 지인에게서 아이들 책을 한꺼번에 많이 물려받게 되어서 한동안 책이 온 집안을 뒤덮었다.


먼저 거실이 책으로 가득차고 현관 앞 공간과 아이들방, 주방까지 책장을 두게 되었다. 안 그래도 좁은 주방이 더 좁아졌다. 당분간은 소장하고 있어야할 책들을 보면서 어떻게 할지 곰곰히 생각했다.


당장 비워버리면 좋겠지만 아이들 연령에 맞는 책을 보관하고 싶었다. 그래서 베란다를 트리로 만들고 베란다에 상자를 두어서 그 안에 책을 보관했다.

상자에 책을 세워서 수납해서 뚜껑을 열면 책제목이 보일 수 있도록 하고 책이 상하지 않도록 상자 뚜껑으로 빛을 막아주었다. 2~3년 정도 일시적으로 많아지는 물건들은 팬트리나 베란다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다만 트리에 뭐가 있는지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한눈에 보이도록 수납하고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이 보이도록 투명한 수납박스를 사용하면 편리하다.



4) 입구와 창을 가리지 않는다.


어느 한 지인의 집에 방문했을 때 집에 들어가는 순간 습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거실에 들어갔는데 깜짝 놀랐다. 거실에서 베란다로 들어가는 문만 남기고 베란다 쪽 거실창 전체를 큰 책장으로 막고 있었다. 대낮에도 전기를 켜야 보일 정도로 어두웠다. 너무 놀라서 물어보았다. 왜 이렇게 거실창을 다 막아 놨는지 궁금했다.


아이가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거실을 독서실 분위기로 만들어주려고 키가 큰 책장 여러개로 거실창을 다 막았다고 한다. 그리고 책장에는 책이 가득 들어있었다.


문제는 환기가 잘 안 되었는지 집안이 눅눅하고 장마철에 느껴지는 쿱쿱한 냄새가 났다. 아무래도 빛이 안 들어오니 습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 집은 정리가 잘 된 집이었지만 창을 가려서 답답하게 느껴졌다. 암막커튼이나 암막블라인드를 사용하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관에 물건으로 막혀있으면 답답한 느낌이 든다.

집을 들어서는 입구를 깨끗하고 환하게 하면 집에 들어가는 첫 인상이 밝아진다.


아이들 신발, 우산, 용품들이 늘어나면서 현관에 선반을 둔 적이 있었는데 어느 날 그 선반에 물건이 그득하게 쌓여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놓을 곳을 두면 물건은 쌓이게 마련이다. 관련이 없는 물건도 그 곳에 쌓이게 되는 것을 보고 선반을 치워버렸다.


처음에는 장식품도 몇개 올라가 있는 예쁜 선반이었지만 나중에는 지저분해 보이는 애물단지가 되었다.  선반을 치우고 나니 다시 현관은 환해졌다.


잘 관리해서 현관에 예쁜 장식품을 둘 수 있다면 현관을 예쁘게 꾸미는 것도 좋겠지만 나처럼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관리하기 힘들다보니 아무것도 없는 현관이 제일 예쁜 현관인 것 같다.


5) 4개의 벽을 가득채우지 않는다.


정리가 잘 되었다고 느껴지는 집은 '여백의 미'가 있는 집이다.

대부분의 한국에 있는 집모양은 4개의 벽으로 이루어진 사각형이다.

거실도 방도 화장실도 우리 나라의 집들은 대부분 반듯한 사각형으로 창이 한 쪽 벽에 나 있다.


최소한 창이 나 있는 벽은 막지 않는 것이 좋고 나머지 3개의 벽 중에서 한쪽 벽을 비우면 집이 훨씬 더 환해 보인다.


모든 벽에 물건이 있으면 꽉찬 느낌으로 답답하게 느껴진다.

벽하나도  비우기 어렵다면 허리 아래로 내려오는 낮은 가구를 두면 그나마 집이 환하고 정돈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되도록 그 수납장 위에는 물건을 두지 않는 것이 시야가 편안하다.


벽에 거는 시계, 달력, 장식품도 마찬가지다. 벽 한쪽에 물건을 두지 않았지만 창을 뺀 3개의 모든 벽에 물건이 걸려있으면 산만한 느낌이 든다. 어쩔수 없이 3개의 벽에 물건을 걸어야한다면 창이 있는 벽을 비워야 한다.


창을 비우는 방법은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달지 않거나 흰색의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다는 것이다. 뷰가 그렇게 좋지 않는 집이라면 반투명의 흰색커튼이나 블라인드로 시야를 가리는 것도 좋다. 무늬가 없는 흰색이나 아이보리,베이지 커튼이 가장 무난하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여백이 많은 집이라면 화려한 커튼으로 포인트를 주어도 좋겠지만 여백이 없는 집에서 커튼마저 화려하면 산만한 느낌이 든다.


어떤 방법이든 집에 여백의 미를 두면 보다 더 정돈되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정리와 미니멀라이프


'정리'라고 하면 미니멀라이프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얀 수납바구니에 잘 정돈되어있는 팬트리, 칸칸이 잘 정리된 옷장이 미니멀라이프의 이미지가 되었다.


정리를 하다보면 내가 가진 물건이 공간에 비해 너무 많다고 느끼게 된다.

그래서 자연스레 물건을 비우기 시작하고 덜 사게 된다.


정리를 하면서 소유물이 예전보다 더 적어지면서도 훨씬 더 삶에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적게 사는 소비습관, 불필요한 것을 소유하지 않는 자세를 가지면서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게 되는 것 같다.

 

미니멀라이프를 해야지만 정리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맥시멀한 사람도 집에 넉넉한 공간이 있다면 많은 물건을 잘 정리하여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정리를 잘 하기 위해 미니멀라이프를 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소유욕을 억제해야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대부분의 집들이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공간에 비해 물건이 많다. 몇년동안 물건을 사기만 하고 비워내지 않으면 어느 시점에 물건의 양이 공간에 비해 많아지기 시작한다.


임대한 집에 살아서 자주 이사를 다니는 사는 사람들은 이사를 다닐 때 마다 한번씩 불필요한 물건을 비워내고 그 시점에 필요한 물건들을 사서 집에 들어가는 물건을 교체하게 된다.


하지만 주거의 이동이 없는 부모님들 집에 가면 지난 세월만큼 쌓여있는 물건들로 정리가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오랜 세월동안 물건을 쌓아둔 집은 정리를 시작하기 전에 불필요한 물건을 먼저 비워내야한다. 이런 집의 경우에는 물건을 비워내는 것이 정리의 0단계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정리와 미니멀라이프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것 같다. 미니멀라이프는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소유하지 않고 간결하게 살아가는 삶의 태도로 미니멀라이프를 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정리를 잘 한다. 가지고 있는 물건의 수가 공간에 비해 적기 때문에 맥시멀한 사람보다는 정리가 훨씬 쉽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집정리를 시작하다가 미니멀라이프를 추구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심플한 정리의 순서 3단계


1) 심플한 정리의 0단계 : 비우기


앞서 말했듯 정리의 0단계는 불필요한 물건을 비우는 것이다.

결혼 10년차를 맞이하다 보니 집 안에 3년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 꽤 많았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 고장난 제품, 다시는 사용할 것 같지 않는 물건을 먼저 비워냈다.


나는 2년동안 정리의 0단계인 비우기를 했었다.

하루에 하나씩 매일 비울 것을 찾아보고 중고거래 앱에서 팔거나 무료나눔을 반복했다.

무료나눔이 보다 빨리 필요한 사람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물건들을 나누면서 나에게는 쓸모없지만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비우기를 할 때 주의할 점은, 수납과 관련된 용품은 가장 나중에 비우는 것이 좋다.

집을 정리하다보면 처음에는 필요없다가도 가구를 재배치하면서 수납용품이 필요해지기도 한다.



2) 심플한 정리의 1단계 : 공간 구분


물건은 우리가 사용하기 위해 소유하는 것이다.

누가 언제 어디에서 사용하는지 물건의 목적을 분명히 하면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전체에서 부분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거실의 공간 구분을 생각할 때 집 전체에서 거실 공간은 어떤 목적이고  누가 주로 사용할 것인지, 거실 공간을 세부적으로 어떻게 나눌 것인지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과 공간의 목적을 구체적으로 생각한다.


책을 수납해야 한다고 무턱대로 책장을 사면 나중에 가구를 이리 저리 옮기면서 재배치하게 되고 가구를 옮기면서 다른 가구와 어울리지 않거나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새로 구매하게 된다. 2단계의 수납용품구매 보다 1단계 공간 구분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이다.


거실에는 소파가 있는게 정석이라 생각하고 많은 사람들이 신혼 때 소파를 구매한다. 그러나 막상 소파에 앉기 보다 소파에 기대어 바닥에 앉아 티비를 보를 사람들이 많다.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테이블이 거실에 있는게 더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사람들도 있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의 목적을 생각해야 한다.



3) 심플한 정리의 2단계 : 수납용품 구매


0단계 비우기에서 꽤 많은 물건들이 집에서 빠져나갔고 어느정도 물건의 수가 줄어들었을 때 효율적으로 많이 수납할 수 있는 책장과 수납선반, 서랍장을 구매했다.


제대로 정리를 해 본 경험 없이 시작된 정리여서 1단계의 공간구분을 하지 않고 책장을 구매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현관 앞 공간에 둘 책장을 구매하고 나중에 정리를 하면서 공간을 구분하고 공간의 목적을 분명히 해야한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 책장을 거실로 옮겼는데 추가로 구매한 책장과 어울리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그 책장은 아이들 방으로 가고 추가로 책장을 구매할 때는 모두 화이트색상으로 통일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가구를 화이트로 선택했다.  아이들의 성장과정에 따라 가구배치를 자주 바꾸는 편이어서 어떻게 바꿔도 어울릴 수 있도록 책장, 수납장, 서랍장 대부분을 화이트색상으로 통일했다.


어느 정도 집이 정리가 되고 나서 네추럴한 우드톤의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지만 모든 가구를 바꿀 수는 없었서 그 이후로 구매하는 제품은 우드색상으로 우드앤화이트컨셉으로 집을 꾸미기 시작했다.



4) 심플한 정리의 3단계 :  물건 넣기


0단계 불필요한 물건을 비우고, 1단계 공간을 구분하고, 2단계 수납용품을 구매하고 나서는 3단계 물건 넣기를 하게 된다.


구매한 수납용품보다 물건의 양이 많으면 물건의 양을 줄이거나 수납용품을 늘려야 한다.

수납용품을 늘리기 전에 물건을 줄이는 노력을 하는 것이 좋다.


마트에서 대량구매, 묶음구매를 하고 팬트리나 창고에 보관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우리집 경우에는 집에 수납공간이 부족해서 저장공간을 최소한으로 해야했다.

대부분의 생활용품들이 1개씩만 있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물건들이라 따로 저장공간이 필요없다. 


치약, 샴푸, 세제, 화장지 등의 생활용품은 10분의1쯤 남으면 하나 더 구매한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되기 때문에 굳이 여유분의 생활용품을 집에 두지 않아도 크게 불편함을 못 느낀다. 급하면 편의점으로 달려가면 해결된다.



5) 심플한 정리의 완성 : 좋아하는 물건 남기기


되도록 같은 종류의 물건을 2개이상 소유하지 않으려고 줄이고 또 줄였다.

물건을 줄이는 만큼 여유공간이 생겨서 보기에 정돈된 느낌이 만족스러웠다.

자연스레 물건의 수를 줄이기 시작했고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게 되었는데 줄여지지 않는 물건이 있었다.


그건 책과 옷이었다.

우선 옷을 먼저 줄이려 노력했다. 되도록 심플하게 비슷한 기능의 옷은 한 두벌만 남기고 처분을 했는데 부피가 적은 여름 원피스는 꽤 여러 벌 가지고 있다.


여름이 다가와서 입지 않는 원피스가 있다면 또 처분을 하겠지만 좋아하는 것을 너무 억제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을 정리하는 것이 목적이지 미니멀라이프가 목적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만 정리를 잘 하기 위해서는 물건의 가지 수가 줄어들어야 했고 적은 물건으로 살아가다보니 삶이 단순해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삶을 단순화하는 것, 심플라이프'가 나의 정리의 종착역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심플라이프'를 선언하고 나니 보다 마음이 편해졌다.

물건을 비워야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났다.


그래서 책은 비우지 않기로 했다.

아이들 연령에 맞지 않고 잘 보지 않는 책들은 비웠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면 연령에 맞지 않아도 그대로 두었다. 어느정도 집이 정리가 되고 나서는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것을 선별해서 남겨두기 시작했다.


남편은 나보다는 맥시멀한 편이다. 남편이 좋아하는 물건들은 남편의 공간에 그대로 두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아이들의 공간에 두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나의 공간에 두었다.


각자의 공간을 나누고 그 공간 안에 물건을 소유함으로써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공간을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소유에 대한 찜찜함이 없어졌다. 넘치지 않는 물건들로 심플하게 집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새로운 물건을 살 때는 여유공간을 먼저 살펴본다.

여유공간이 없다면 예전의 물건을 비우고 새로운 물건을 산다.


'공간'에 눈을 뜨면서 정리가 보다 심플해졌고 삶도 심플해졌다. 물리적 공간에서 심리적 공간까지 삶의 많은 영역으로 심플라이프가 이어지면서 시간정리, 돈정리, 관계정리까지 확대되었다. 그리고 심플라이프를 통해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사람마다 각 정리의 단계에서 필요한 시간은 다르다.

오랫동안 많은 물건을 쌓아둔 집에서는 0단계 비우기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나처럼 결혼 10년차를 맞이하는 가정은 0단계 비우기에서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때로는 지치기도 한다.

쌓아 둔 물건이 별로 없는 신혼부부의 경우 0단계 비우기를 생략하고 1단계 공간구분부터 시작해도 좋다.


그러나 신혼부부가 1단계 공간구분을 할 때는 아직 경험이 없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가족계획이 있다면 앞으로 태어날 아기의 공간도 미리 생각하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염두하고 공간구분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기가 태어나고 나서 공간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지출이 늘어난다.



쉽고 빠르게 정리하는 꿀팁 10가지



1) 너무 많은 물건을 사지 않는다.

물건이 많으면 수납공간이 많이 필요해지고 정리가 힘들어진다. 꼭 필요한 물건만 사는 소비습관이 정리를 쉽게 해 준다.


2) 바로바로 정리하자.


 택배,쓰레기,설거지, 빨래, 공과금, 전단지 등등 처리해야 할 일을 미루면 쌓이고 쌓이면 짐이 되고 정리가 힘들어진다.


3)  바닥에 물건을 두지 않는다.


바닥에 물건이 없으면 청소시간이 줄어든다.

그리고 바닥에 물건을 두기 시작하면 더 많은 물건들이 바닥을 뒤덮게 되고 치우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4) 선반, 책장,수납장 위를 비운다.


되도록 책장이나 수납장 위에는 물건을 두지 않는 것이 좋다. 하나를 두면 다른 가족이 또 다른 하나를 둔다. 어느새 잡동사니로 가득차는 책장 위, 수납장 위를 보게 된다.


그리고 선반에도 너무 많은 장식품을 두지 않는 것이 좋다. 장식품은 수납을 하기 위해 두는 것이 아니다. 장식을 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공간에서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주변에 여백을 주어야 빛이 난다. 갤러리에 전시된 그림을 생각해보면 넓은 공간에 포인트가 되어야할 작품에만 조명을 비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5) 목적이 없는 물건은 비운다.


목적이 없는 물건들은 대부분 제자리도 못잡고 집 안을 굴러다니는 경우가 많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다가 책장위나 선반위에 쌓이게 된다.


아이가 문방구에서 사는 장난감들은 금새 망가지거나 한번 가지고 놀면 그 다음 날에는 잘 안가지고 논다. 아까워서 그냥 두면 어느새 책장 위에 쌓여서 지저분해진다.

아이가 가지고 놀지 않는 장난감은 목적이 없는 물건이다.


밖에서 받은 전단지와 신문을 현관에 쌓아두는 집을 봤다. 다시 보지 않는다면 신문 역시 목적이 없는 물건이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목적이 없는 물건을 비워내면 정리가 편해진다.


6) 각자의 공간은 각자 정리한다.


아이들이 어리다보니 기본적인 정리는 내가 해 주지만 아이가 3살이상이 되면 놀이가 끝나면 원래있던 자리에 장난감을 둘 수 있다.


집에 돌아오면 양말을 벗어서 빨래통에 넣는 것, 다 먹은 과자봉지를 쓰레기통에 넣는 것을 알려주면 아이들은 따라하게 된다.


처음부터 잘 하는 아이는 없다. 될 때까지 차근차근 알려주면 어느새 정리습관이 자리를 잡는다.

아이들이 스스로 정리할 수 있도록 '물건의 자리'를 알려주고 각자의 공간은 각자 정리하도록 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정리하다 보니 엄마는 청소시간을 줄일 수 있고 아이들은 그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찾는데 허둥거리지 않게 된다.



7) '물건의 자리'를 알기 쉽게 한다.


아이들이 집에 돌아오면 가방을 아무대나 두어서 청소를 할 때마다 들어내야 하는게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책가방, 학원가방, 보조가방, 신발가방, 어린이집가방, 에코백 등등 아이들이 사용하는 가방이 한두개가 아니다. 그래서 가방을 수납할 수 있는 트롤리 행거를 구매하고  그 자리에 가방을 두고 외투를 걸기로 약속했다.  


아이들이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물건의 자리'가 어디인지 알기 쉽게 해 주어야 가족구성원들이 정리를 잘 할 수 있고 엄마들이 편해진다.



8) 쓰레기가 차지하는 공간을 줄인다.


재활용 쓰레기를 자주 버리면 집에 공간이 넓어진다. 편의점 쓰레기통처럼 큰 재활용쓰레기통을 사용하는 가정을 봤다. 물론 집이 넓다면 문제가 안 되겠지만 공간이 부족한 집에서는 쓰레기에 너무 많은 공간을 내어주지 말자.


나는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해서 넣고 한번에 가져가서 비울 수있는 재활용쓰레기가방을 사용하는데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고 한번에 비울 수 있어서 편리하다.



9) 종류별로 끼리끼리 분류법


분류바구니를 사용하여 종류별로 담아두면 관리하기가 편하다. 세세하게 분류하지 않아도 종류별로 대충 담아서 바구니에 수납하면 찾기도 쉽고 보기에도 깔끔하다.

특히 아이들 장난감 정리는 장난감 종류별로 작은 바구니를 사용하면 빨리 정리할 수 있고 아이들도 제자리에 잘 찾아 넣는다. 자동차바구니, 소꿉놀이바구니, 카드바구니,  잡동사니 바구니 등등의 바구니를 만들어서 장난감을 분류했다. 자동차, 소꿉놀이, 카드에 해당되지 않는 것은 고민 없이 잡동사니 바구니에 넣으면 된다.


10) 임시저장공간을 둔다. 


집에 애매한 물건을 둘 수 있는 바구니를 하나 두면 편리하다. 임시저장공간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모든 물건이 제자리가 있는 것이 아니다. 잠시 함께하다가 없어지는 물건도 있고 제자리가 어디인지 생각해야하는 물건도 있다.


밖에서 가져오는 새로운 물건의 제자리를 가족들이 정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임시저장공간에 두면 내가 제자리를 잡아주기 편하다.

임시저장공간이 없으면 책장위나 선반위가 쌓이기 시작하고 바닥에 물건이 굴러다닌다.


청소하다가 바닥에 굴러다니는 물건이 있으면 일단 임시저장공간 바구니에 들어간다.

청소가 끝나면 제자리를 찾아서 넣어주면 정리까지 빠르게 끝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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