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사람은 왜 인간관계가 복잡할까?
30대의 인간관계 : 싱글
서른이 지나면 인간관계가 보다 명확하고 심플해지는 것 같다.
싱글들은 주로 만나는 사람들이 직장 동료들이고 여가시간에는 고등학교나 대학 동창을 만난다. 취미생활을 하는 곳에서 종종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기도 한다.
싱글 30대의 인간관계는 주로 자신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것으로 어느 정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다.
나이가 서른쯤 되면 자신의 성향과 맞는 사람과 맞지 않는 사람을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비슷한 위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함께 어울리며 무난하게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한 사람들과 주로 어울리게 된다.
30대가 되어서 친구관계가 고민이라는 사람은 별로 본 적이 없다. 서른쯤 되면 어느 정도 친구관계도 정리가 된다. 학창 시절에 친했다고 해서 30대가 되어서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타지방에서 근무하게 되면 만나는 시간도 텀이 많이 생기고 각자의 삶이 바쁘고 자신의 주변에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어가기 때문에 옛 친구들과 지내는 시간이 멀어질 수밖에 없다.
아주 잘 통하는 친구라면 가끔 시간을 맞춰서 만나겠지만 별로 통하지 않는 친구라면 굳이 바쁜 시간을 쪼개어 약속을 잡지 않게 된다.
30대 싱글들이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주로 직장 상사나 동료들이다.
회사에서 버틸 만큼 버티다가 이직을 하는 이유는 대부분 직장 내의 인간관계가 문제이다.
직장생활에서의 인간관계만 잘 해결되면 싱글들이 인간관계로 속 썩을 일은 별로 없다.
사회초년생들은 직장 내 인간관계가 아주 크게 다가오겠지만 회사야 어느 정도 다니다가 이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30대쯤 되면 이 또한 단련이 되고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다.
무난하게 직장에서 버티게 되는 시기도 30대인 것 같다.
아직 피앙새를 만나지 못했다면 솔로의 외로움은 있겠지만,
시댁과의 갈등 같은 끊을 수 없는 복잡한 인간관계에 휘말려서 속을 끓이지 않아도 된다.
싱글들은 생각지도 못했을 기혼자들의 인간관계가 있다.
30대 인간관계 : 기혼자
요즘은 결혼이 늦어지는 추세라 그런지 서른다섯 살을 기점으로 결혼을 하거나 안 하거나 정해지는 것 같다.
간혹 40대에도 늦게 결혼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요즘은 결혼 적령기를 몇 살로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내 주변의 80년대생을 기준으로 보면, 35살을 기점으로 결혼할 사람들은 35세 이전에 대부분 결혼을 했고 결혼을 아직 안 한 사람들은 싱글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듯하다.
싱글의 경우, 30 대건 40 대건 나이를 떠나서 인간관계는 자신을 중심으로 형성된다.
그러나 기혼자의 경우 기존의 인간관계에 2가지 인간관계가 더 추가된다.
한 가지는 남편(또는 아내)을 중심으로 생기는 인간관계이고,
또 하나는 자녀를 중심으로 생기는 인간관계이다.
싱글들이 생각지도 못할 별별 인간관계가 결혼 후에 생기기 시작한다.
남편의 가족, 일명 시월드가 먼저 생긴다.
그리고 남편의 동창회 학교 친구들의 인간관계와 남편 친구 와이프와의 인간관계도 생긴다.
남편이 취미생활을 하면 취미생활 하는 곳에서의 인간관계에 함께 들어가게 된다.
(부부동반 골프모임 같은..)
남편의 직장이 어떤 곳인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족적인 분위기의 직장, 상하 조직이 뚜렷한 군대 공기업 공무원 사회의 직장에 다니면 한 동네에서 남편직장의 상사 아내들과 마주치게 되는 묘한 동네 사람관계가 생긴다.
남편이 사회활동의 범위가 넓어지면 그만큼 아내들의 인간관계도 넓어지고 복잡해진다.
부부동반 동창회, 직장모임에 다녀온 후 부부싸움을 많이 한다면 남편의 인간관계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좋다.
결혼을 하면 나를 중심으로 한 인간관계의 사람들을 만나는 일 보다 남편과 아이를 중심으로 생기는 인간관계의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 자연스레 많아진다.
아이가 어리면 더더욱 아이를 중심으로 생기는 인간관계에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게 된다.
쉬는 날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으면 아이와 함께 지내야 하니 아무래도 아이의 친구 엄마그룹이 형성되고 엄마들이 주도적으로 모이게 된다.
초등입학 후에는 엄마가 주도적으로 모이는 관계는 서서히 줄어들고 아이들이 학교나 학원 친구들을 중심으로 스스로 관계를 맺어간다. 엄마들은 간간히 오다가며 아이 친구 엄마들과 만나게 되고 관계를 맺게 된다.
학교에서 마음에 드는 친구들끼리 약속 시간을 정해서 모여서 놀고 함께 놀러 가자고 아이들이 이야기를 한다.
아이와 성향이 맞는 친구라고 해서 아이 친구 엄마와 내가 성향이 맞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모두들 아이친구 엄마를 대할 때 조심하는 편이다.
아이 친구 엄마들을 만나기를 상당히 꺼리는 사람들도 있고 즐겨 만나는 사람들도 있다.
결혼한 사람은 왜 인간관계가 복잡할까?
: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다
자식이 많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 듯 결혼을 하면 아무래도 싱글 때보다는 인간관계가 확대되고 복잡해진다. 해결해야 할 어려운 일들이 종종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홀로 살아가려는 사람들도 있다.
시월드의 복잡한 얘기는 말 안 해도 알 테니 여기선 생략하겠다.
남편과 관련된 인간관계는 어느 정도 결혼 전에 예상이 된다.
내가 싱글 때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인간관계가 있는데,
그건 '아이 친구 엄마와의 관계'이다.
아이 친구 엄마와의 관계는 어린이집부터 시작된다.
어린이집 엄마들은 대부분 서로 경계를 잘하지 않고 생글생글 웃으며 친해지려 한다.
아이가 커가면서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처음 만나는 엄마들의 태도가 예전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학교에서 아이의 같은 반 친구 엄마들을 만나면 눈인사정도는 하는 편인데 얼굴이 굳어있는 사람들이 많다.
꽤 긴장된 표정이다.
신학기가 되면 많은 교육유튜버들이 '아이 친구엄마 관계'에 대해서 말을 한다.
지켜야 할 선과 이런 것은 피하라 등등의 지침을 내린다.
유아기에는 자녀의 교우관계와 엄마의 교우관계가 거의 동일시되었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점점 엄마의 영향은 줄어든다.
엄마 친구가 많다고 해서 아이의 교우관계가 좋은 것도 아니고
엄마 친구가 없다고 해서 아이의 교우관계가 나쁜 것도 아니다.
아이의 교우관계는 아이의 소관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면,
아이 친구 엄마들과 보다 심플한 관계를 맺어갈 수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친해진 친구들이 있는데,
처음에는 한두 번 가볍게 학교 앞에서 친구 엄마들을 마주쳤다.
어느 날 엄마들 단톡방이 만들어지고 자연스레 "우리 커피 한잔 해요~"라는 말이 나왔다.
종종 휴일에 함께 만나서 가족들이 놀게 되었다.
나이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지만
공통된 주제는 '아이'였다.
처음에 관계는 아이로 시작했지만,
점점 각자의 얘기도 하게 되고 새로운 주제의 대화들이 오가며 친해졌다.
인간관계의 확장이 스트레스만 되는 것은 아니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는 경우도 있고 다다익선인 경우도 있다.
'심플한 관계'에 대해 자신의 경계와 주관을 가지게 되면 인간관계로 덜 피곤하게 살아갈 수 있다.
비록 결혼을 한 사람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