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인가 독인가 : 톡식 리더를 걸러내는 방법

리더 선발에서 반드시 봐야 할 것들

by Jay

2024년 12월 3일, 주말을 맞이하던 금요일 평온한 저녁시간 온 국민을 큰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대통령이 야당의 폭주를 막는다는 구실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었습니다. 국민들 각자가 가진 정치적인 입장이나 이념적 지향성을 떠나서 보더라도 우리의 손으로 선출했던 대통령은 분명 문제가 있는 리더였습니다. 그는 집권기간 동안 자신의 말만 듣고 자신에게 무조건적으로 충성하는 사람만 곁에 두면서 자신에게 쓴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적대시하는 전형적인 나르시시스트적 성향을 가진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급기야는 야당을 타협해야 할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제거해야 할 반국가세력으로 몰아세우면서 친위적 성격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키기까지 했습니다.

미국의 국가 리더도 정도만 다를 뿐 우리나라와 상황이 비슷해 보입니다. 2015년 주위의 모든 예상을 깨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던 도널드 트럼프가 2024년 민주적 절차를 통해 다시 한번 재집권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어프랜티스’ 등에 출연하면서 엔터테이너로써의 이미지를 구축해 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주위의 이목을 끌면서 시선을 독차지하고자 하는 히스테리적 성향을 가진 리더의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는 재선에 성공하고 나서는 취임 초기부터 전 세계 무역 상대국들에 대해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거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자신이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하는 등 지키지도 못할 말을 숙고 없이 해버리거나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히스테리적 성향의 모습을 이전보다 더욱 강하게 표출하고 있습니다.


조직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주는 리더의 독성

그렇다면 기업 조직은 어떨까요? 기업 조직에서도 정부조직과 마찬가지로 윤전대통령과 같은 나르시시스트적 성향의 리더를 비롯해서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히스테리적 성향의 리더, 그리고 모든 것을 자기 통제 하에 두고 싶어 하는 마키아벨리적 성향의 리더까지 다양한 독성을 가진 리더들이 조직의 중요 요직을 차지하면서 조직에 독성을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막말이나 갑질, 그리고 횡령 등으로 조직과 구성원, 그리고 투자자들에게까지 부정적 영향을 주는 오너리스크도 잊을만하면 다시 등장하는 단골 뉴스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이처럼 조직에 심각한 해악을 끼치는 리더를 톡식 리더라고 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다른 사람을 조종하거나 회사의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등 조직의 규칙을 자신의 입맛대로 해석하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대중을 속이는 사기를 벌이는가 하면 폭언과 갑질로 주위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기도 합니다. 이들은 자신을 따르면서 충성하는 사람들을 조직의 요직에 두루 앉힘으로써 조직 전반에 깊숙한 곳까지 독성을 번지게 할 뿐 아니라 자질과 인성이 모두 좋은 리더 후보들이 조직에서 설자리를 잃게 만드는 등 미래의 리더 파이프라인을 아예 막아버립니다. 또한 이들이 보여주는 유해한 행동들은 직원들의 몰입과 사기를 떨어뜨려서 조직을 침체시키고 조직문화를 병들게 하며 조직의 평판이나 신뢰마저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톡식 리더들이 끊임없이 기업이나 정치세계에 지속적으로 재등장하고 있는 것일까요? 도대체 왜 우리 사회나 조직에서는 이들을 정화시키는 기능을 작동시키지 못하는 것일까요?



뿌리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톡식 리더


조직에는 톡식한 성향을 보이면서도 성공한 리더들이 참 많습니다. 왜 그렇게 리더들 중에는 톡식 리더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 많고 또한 우리들은 자신도 모르게 이들에게 이끌리는 걸까요?

첫 번째 이유는 정치세계에서는 당장의 인기나 지지도 때문에, 그리고 기업의 세계에서는 당장의 단기적 성과 달성 때문에 이러한 톡식 리더들이 번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정치의 세계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갈수록 민주적 원칙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선거 제도가 톡식 리더들의 등장을 제어하지 못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선거 제도는 민주 사회의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정당이나 한 나라를 이끌어갈 리더 후보가 아무리 독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중적 인기나 지지도만 높다면 얼마든지 선택될 수 있도록 해주는 취약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기업의 경우 리더가 아무리 조직과 구성원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는 독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단기적인 실적만 낸다면 이는 이사회의 입장에서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톡식 리더들이 짧은 시간에 타인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 인상관리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르시시스트형 리더가 자신감 있게 비전을 보여주는 모습이나 사이코패스형 리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은 일반 대중에게 치명적인 매력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러한 매력이 그리 오래가지 않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르시시스트형 리더들이 자신감 있게 보여주는 비전은 실행력이나 현실성이 결여된 망상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대중들이 이들의 좋은 모습만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어떤 톡식 리더들은 겉으로는 봉사활동을 하거나 자선 사업가와 같은 선한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대중들이 자신의 추악한 모습을 보지 못하도록 눈을 가려버리기도 합니다. 이들에게 찬사를 보내거나 영웅시하면서 제대로 된 비판을 하지 않는 언론도 톡식 리더들의 등장에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과거에는 리더의 일상에 접근하기도 어렵고 이들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대중들이 리더에 대해 신화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오늘날과 같이 SNS가 발달된 세상에서는 리더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모두를 관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톡식 리더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또 다른 이유는 대중들이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갈망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치적 불안이나 경제 불황, 그리고 조직의 위기와 같은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사람들은 자신들을 이끌어 줄 ‘강력한 인물’을 찾게 되고 이때 카리스마는 매우 강력한 매력 요소로 작용합니다. 카리스마는 일반적으로 비범한 자신감, 강한 신념, 뛰어난 연설 능력, 타인을 압도하는 존재감 등을 통해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대중들이 그 리더를 자연스럽게 따르게 만드는 영향력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카리스마적 특성이 반드시 윤리적 리더십이나 건강한 조직문화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카리스마적 분위기에 뛰어난 지능, 매력적인 외모, 그리고 화려한 언변까지 결합되면 그들의 치명적인 결함은 감춰지고 오히려 최고의 리더로 포장되기 쉽습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와 조직을 위기에 빠뜨렸던 리더들 중 상당수는 최고 수준의 학력과 경력을 지닌 엘리트 출신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카리스마에 눈이 멀어서 그들의 리더십이 독단적이고 파괴적인 방향으로 작동했을 때 조차도 이를 경고 신호로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들은 겉으로는 매력적으로 보이는 리더들의 본모습을 제대로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톡식 리더들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움과 동시에 이들이 권력을 장악해서 조직을 완전히 망치기 전에 사전에 제대로 걸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더의 독성이 뿌리내리지 못하게 미리 걸러낸다


톡식 리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예방이 최선”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잡초는 처음 연한 싹이 돋을 때 미리 뽑아야 무성하게 번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더십에서 나타나는 초기의 이상 징후를 가볍게 넘기지 않고, 초기에 점검하고 단호히 대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 됩니다.

우선 기업에서는 리더 승진 기준으로 업무 능력이나 성과 달성여부만 보지 말고 직원들을 자발적으로 몰입시키는 리더십이나 건강한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능력도 함께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톡식 리더가 될 수 있는 잠재적 성향을 가진 후보자들이 조직 내에서 권한과 권력을 가진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조직에 돌이키기 힘든 타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리더 후보군에 대해서 잠재적인 리더십 리스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는 바로 성격진단입니다. 성격은 밝은 면과 함께 어두운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톡식 리더들은 주로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신이 가진 성격의 어두운 면을 제어하지 못하고 그대로 나타내면서 주위에 독성을 뿜어내게 됩니다. 이처럼 조직이나 구성원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성격의 어두운 측면을 정상 궤도에서 벗어난 열차에 빗대어 탈선요인(derailment)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대인관계 능력이나 공감능력 부족, 자신감을 넘어선 지나친 자만심의 표출, 혹은 감정 조절을 실패하는 특성 등이 리더의 역할을 수행했을 때 조직관리나 사람관리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탈선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탈선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서는 호건(Hogan) 진단 등 성격의 어두운면을 함께 볼 수 있는 성격진단 도구들을 활용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성격 진단과 함께 상사나 동료, 부하직원을 대상으로 다면진단 조사나 인터뷰 등을 함께 실시하면 리더의 성격 특성이 실제 현장에서 어떠한 구체적 행동으로 드러나는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아직 리더 역할을 수행한 경험이 없지만 잠재적인 리더십 리스크를 나타내는 리더 후보에 대해서는 코칭과 피드백을 수용하는 자세가 있는지를 확인해보거나 우선 리더 역할의 기회를 부여해보고 독성이 나타나는지를 모니터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정부조직이나 정당의 경우도 주요 요직 후보자가 가질 수 있는 리더십 리스크에 대한 검증은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예비후보자에 대한 검증절차는 주로 범죄 수사 이력이나 납세 내역, 부동산 투기 여부 등 도덕성 위주의 검증에 치우칠 뿐 조직과 사람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 능력이나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검증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공적 영역에서도 민간 기업들이 활용하는 성격진단과 리더십 다면진단, 그리고 레퍼런스 체크나 외부 전문가의 인터뷰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해서 독성 있는 리더들이 조직을 망치지 않도록 사전에 적극적으로 걸러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언론보도나 SNS 등 이미 공개되어 있는 정보를 다년간 추적해서 리더 후보의 과거 언행이나 행적을 파악하는 것도 리더십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하는데 좋은 방법입니다. 윤 전 대통령은 과거 검사 시절 기자의 질문에 “쓸데없는 얘기하지 말고 비켜”라고 무시하면서 상당히 무례한 태도를 보인적이 있었고 이것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작은 단서 하나를 통해서도 사전에 리스크를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를 무시하고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던 것입니다. 윤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동안 언론을 통해 반복적으로 보여준 이른바 ‘격노설’은, 과연 그가 국가를 이끄는 리더로서 주위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고 대의를 위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조직에서 톡식 리더를 걸러내는 방법

1. 리더 선발 시 성과와 함께 리더십과 인성 모두에 무게를 두는 원칙을 지킨다
- '무엇을 달성했는지'와 함께 '어떻게 달성했는지'도 중요하게 고려한다.
- 기업의 경우 리더 승진시, 그리고 정부나 당의 경우 리더십의 후보 자격 요건을 강화한다.

2. 성격의 어두운 면에 대한 진단으로 잠재적 리더십 리스크를 확인한다.
- 호건(Hogan) 검사 등 성격의 어두운 면을 파악할 수 있는 성격진단을 실시하고 전문가의
해석을 통해 잠재적 리더십 리스크를 확인한다.
- 진단 결과에 대해 내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한다.

3. 리더십 다면진단과 인터뷰를 통해 향후 리스크가 될 수 있는 구체적 행동을 파악한다.
- 리더 후보자의 상사, 동료, 및 부하를 통해 평소의 말과 행동을 확인하고 작은 단서도
의미 있게 해석한다.
- 리더가 평소 드러내는 말과 행동을 성격진단 결과와 연계해서 해석한다.

4. 리더 후보의 조직 내 평판을 조사한다.
- 후보와 함께 긴밀하게 일했던 상사나 부하, 동료,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생각하는 강약점이나
그와 관련된 구체적 사건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5. 외부 전문가를 통한 리더십 평가로 후보자의 잠재적 리더십 리스크를 평가한다.
- 가상의 상황을 주고 이에 대한 행동을 관찰하는 시뮬레이션 과제수행을 통해서 후보자가 어떤
가치에 기반해서 의사결정하며 성격이 어떻게 행동으로 드러나는지를 확인한다.

6. 조직 전반의 건강도를 정기적으로 진단한다.
-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부서나 팀 수준에서 조직 만족도나 구성원 몰입도를 확인한다.
- 이직률이나 조직문화 만족도 등 조직건강과 관련된 지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외부 인재 영입, 메이저리그에서 배워라


조직내부에서 리더로의 승진뿐 아니라 외부에서 새로운 인력을 영입할 경우에도 후보자의 과거 경력과 성과, 그리고 현재의 인기만 볼 것이 아니라 인재관리나 조직관리 측면에서 유해한 성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리스크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인재를 외부로부터 영입하는 경우에는 톡식 리더들이 가진 유해한 특성이 화려한 경력으로 꾸며진 이력서에 가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리더십’이라는 능력은 직무능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추상적이고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나 내부 인재에 비해서 정보가 터무니없이 부족한 외부 인재의 경우에는 이를 검증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가진 리더를 포함한 여러 톡식 리더들은 남들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좋게 보여줄 수 있는 뛰어난 인상관리 기술을 가지고 있고 실제 상대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면접 인터뷰에서 나타나는 첫인상이나 이력서상의 화려한 경력만 믿고 선발하게 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외부 영입 인재가 가질 수 있는 리더십 리스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후보자와 함께 긴밀하게 일했던 동료들에게 레퍼런스체크 등을 통해 사전에 면밀히 검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후보자와 함께 일하면서 그 사람이 보여준 행동이나 말은 어땠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들어보면 후보자가 리더의 역할을 담당하였을 때 어떠한 리스크가 드러날 수 있는지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헤드헌터들이나 평판 조회 전문회사에 의해 이루어지는 레퍼런스 체크는 주로 강점 위주로 정보가 수집되며 단점이나 조직관리에서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점검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레퍼런스 체크와 함께 성격진단을 채용 프로세스에 공식적으로 포함시키고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MLB 스카우터들은 선수의 기량뿐만 아니라 인성을 중시한다

외부의 인재를 영입하는 데 있어서는 특히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로부터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카우터들은 차세대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유망한 선수들을 발굴하면서 소위 ‘5 툴 플레이어’라고 하는 장타력, 컨택트, 스피드, 수비, 그리고 송구능력과 같은 기량이나 신체적인 조건만을 보지는 않습니다. 이에 더해서 ‘메이크-업(make-up)’이라고 하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선수의 내면적인 인성이나 태도, 정신적 특성도 상당히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이 메이크-업은 부진이나 부상으로부터 회복하는 능력이나 코치의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개방성, 그리고 기존의 팀원들과 함께 화합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약물 경험이나 도박 여부 등 윤리적인 부분까지도 포함됩니다. 스카우터들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나 SNS 게시물 등에서 정보를 수집해 선수들의 메이크-업을 사전에 면밀히 점검하고 있습니다. 정보를 수집하는 데 있어서도 “최소 3가지 소스,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의 원칙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 관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한 사람의 주관적 평가로 인해 전체 판단이 왜곡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필요시 심리 전문가의 인터뷰를 정보수집 과정에 포함시키기도 합니다.

이제 기업이나 정부, 정당 조직들도 외부 인재를 선발할 때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카우트 원칙과 시스템을 배워야 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경력이나 대중적 인기만을 보고 리더를 선발해서는 안됩니다. 리더 자신이 가진 능력을 선한 방향으로 활용하도록 해주는 가치관이나 인성도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현재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고,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는 톡식 리더로 인한 폐해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서 말입니다.



톡식 리더가 숨어있는 사각지대를 찾는다


톡식 리더들이 아예 조직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사전에 예방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사후에라도 톡식 리더가 조직에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치 사람의 맥박을 정기적으로 재보면서 신체적 건강여부를 점검하듯이 조직의 건강도를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관이나 기업에서 매년 실시하는 정기적인 직원 만족도 조사나 몰입도 조사를 통해서 조직의 건강도와 리더의 효과성을 점검해 볼 수 있습니다.

객관식 질문이나 주관식 질문에 대한 직원들의 응답과 같은 데이터는 최대한 부서나 팀 단위로 나누어서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하부 조직 어딘가의 사각지대에 숨어있는 톡식 리더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조사 결과를 분석하면서 만족도 점수가 너무 낮게 나타나는 조직이나 문항에 대해서는 구성원에 대한 추가적인 인터뷰 등을 통해서 데이터나 숫자 뒤에 숨어있는 직원들의 구조 신호를 적극적으로 탐색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조직 건강의 많은 문제들은 대부분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상 징후를 보이는 조직의 경우에는 리더의 성격 특성과 그 리더가 이끄는 조직문화의 특성을 연계해서 이해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톡식 리더가 발붙일 수 없는 문화를 만들어야


톡식 리더가 장악한 조직은 하나의 소우주에 가깝습니다. 그 소우주는 하나의 국가일 수도 있고 하나의 기업일 수도 있으며 조직 안에 있는 하나의 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당의 경우 당장의 높은 대중적 지지도를 통해서 권력을 획득하고자 할 때, 그리고 기업의 경우 단기적 성과를 달성해야 할 때 리더가 가지는 잠재적 리스크를 간과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하버드대학의 정치학과 교수인 래비츠키 등이 저술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강조하듯이 국가에 해악을 미칠 수 있는 톡식 리더를 사전에 제대로 걸러내기 위해서는 정당 자체의 자정 역할뿐 아니라 정치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톡식 리더가 선거에 후보로 나서거나 집권하지 못하도록 하는 여야 모두의 공감대가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기업에서도 톡식 리더를 제대로 걸러내고자 하는 리더십팀이나 이사회의 공감대가 반드시 필요하고 HR부서는 객관적 검증절차로 리더십을 엄격하게 판단해서 필요한 경우 비토 역할을 충실히 해주어야 합니다.

지속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고자 하는 조직들은 조직문화와 관련된 의제가 단기적 수익 달성이나 비용 절감, 주주의 이익 등의 우선순위에 밀려 간과되지 않도록 이사회 내에서 리더십 후보군이나 조직문화의 건강 정도를 정기적으로 보고 받고 논의하는 위원회나 절차를 도입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톡식 리더들이 단기적 성과를 추구하면서 조직의 장기적 토대를 망가뜨리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제도나 시스템을 정교하게 설계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도나 시스템은 한계가 있고 또한 빈틈없이 잘 만들어진 제도라고 할지라도 어떻게 운영되는가에 따라 분명 허점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12.3 계엄선포 사건을 통해서 수십 년간 우리가 쌓아 올린 민주주의 제도와 문화가 얼마나 취약하고 언제라도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사람들 모두가 당장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원칙을 반드시 지키면서 건강한 조직을 지켜내겠다는 마음자세나 문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사람이 장소를 만든다라는 말이 있듯이 톡식 리더가 발 붙이기 어려운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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