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리별 Nov 17. 2023

워킹맘 5초 전

말도 못 하는 아이를 타인 손에 맡기는 마음

다음 주면 복직. 일주일도 안 남은 시점

유주가 오늘 처음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잔다

건강한 채로 보내도 신경이 쓰이는데

감기에 걸려 콧물이 그득한 채로 보내고 나니

마음이 한없이 무겁다


어젯밤 자면서도 엄마품을 찾아 연신 파고드는 

아이를 보면서 마음이 참 짠했는데

오늘따라 등원 후 유독 많이 울었다는 말을 전해 들으니

마음이 너무도 아려온다


한없이 더 잘해주고만 싶은

소중한 우리 딸인데

강제로 떼어놓아야 하는 현실과 시기가 온 것이

너무 안타깝다


아기만 분리불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엄마도 분리불안을 겪는다는데

나도 꽤 불안한 상태인 것 같다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면 

늘 둘이서 지내다 혼자가 되니 몸도 가볍고

시간여유가 생기니 못하던 일도 좀 하고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걱정의 무게에 눌려 아무것도 집중이 되지 않는다

하다못해 놀기라도 해야 하는데.


이 귀한 자유의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긴 아까운데.


하지만 두고 온 아이의 뒷모습이 눈에 선하고,

선생님 품에 안겨 우는 채로 멀어지던 모습이 아른거리고,

우는 목소리가 귓가에 끊임없이 맴돈다


모든 부모가 이런 마음으로

비슷한 시기에 어린이집을 보내고

일하러 나가고 적응하며

워킹엄빠가 되는 것일까..


말도 못 하는 어린아이를 두고 출근하는 것이

정말 ‘요즘 다 그렇더라’라는 말로 넘겨지는 일일까.


때 이른 시기에 어미와 새끼를 강제로 분리하는

자연을 거스르는 듯한 이 느낌

정말 별로다.


참 부자연스러운 일이

일반화되어 있는 이상한 나라.


아기가 충분히 클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함께한 후에

경제생활을 병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