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네이든 버크 해리스

by 숨결
“어린 시절의 상처는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평생의 건강 변수다.



도서 선택 이유

작년에 번 아웃으로 신체, 정신 에너지가 바닥나고 표면적인 문제 이면에 어쩌면 가슴 깊이 묻어 있던 나의 유년기의 결핍과 상처들이 증상이 되어 질병으로 발현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며 관련 심리학책을 찾아 읽는 중이다. 어릴 때 부모와 경험한 관계의 메커니즘이 사회에서 일, 가족을 포함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할 때, 마지막으로 자신과의 관계를 설정할 때에도 뿌리 깊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아동기 역경 경험(ACE)이 어떻게 성인기의 질병으로 이어지는지, 그 구체적 메커니즘이 궁금해서 책을 펼쳤다. “불행이 질병으로 변한다”는 말의 과학적 설명을 기대했다. 우리가 흔히 "어린 시절은 지나가면 끝"이라고 말하지만, 과연 그럴까. 소아과 의사 네이든 버크 해리스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가 주목한 것은 바로 ACE(Adverse Childhood Experiences, 아동기 역경 경험)

즉, 어린 시절 겪은 학대·방임·가정 내 불행이 어떻게 평생의 건강을 뒤흔드는지에 관한 연구다.


핵심 내용 요약

불행은 몸에 어떻게 각인되는가?

인간의 몸은 본래 위협에 맞서 살아남도록 설계되어 있다.

곰을 만났을 때 즉시 뛰어 도망가거나 싸울 수 있도록,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이 급격히 분비된다.


문제는 숲 속의 곰이 아니라,

가정과 일상 안에 상주할 때 발생한다.

아이에게 매일 반복되는 폭력, 무시, 불안정한 양육 환경은

몸의 스트레스 반응 체계를 끊임없이 가동한다.


그 결과 코르티솔 리듬은 깨지고, 면역계는 만성 염증 상태에 빠지며,

뇌의 편도체·해마·전전두피질은 구조적으로 변화를 겪는다.


이것이 바로 독성 스트레스의 메커니즘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이의 몸과 마음을 서서히 잠식한다.


책의 중심은 ACE 설문을 소개하고, 이를 의료 현장과 사회복지 제도 속에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가에 맞춰져 있다.

아동기의 학대, 방임, 가정 불화 등 부정적 경험이 성인기의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로 이미 확인되었으며, 저자는 이를 실제 소아과 진료, 공공정책, 지역사회 캠페인에 접목하려는 노력을 강조한다.

따라서 책은 의학적 경로 설명(예: 독성 스트레스 면역·호르몬 교란 질병)보다, 정책적·실천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ACE 설문: 불행을 수치화하다

네이든 버크 해리스는 ACE 설문을 통해

아동이 겪은 부정적 경험을 10개 문항으로 정리했다. 그 내용은 충격적이지만 명확하다.


부모나 보호자의 언어적·신체적 학대

방임, 돌봄의 부재

성적 학대 경험

부모의 이혼, 중독, 정신질환

가정 폭력 목격, 가족의 수감 경험 등

각 항목에 “예”라고 답할 때마다 1점이 쌓인다.


이 점수를 ACE 지수라고 부르는데, 점수가 높을수록 성인이 되었을 때 만성질환, 정신질환, 중독,

심지어 조기 사망의 위험까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즉, 어린 시절의 불행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건강을 규정짓는 강력한 변수다.


내 ACE 지수는 몇 점일까? [부록 활용 재구성]

총 10문항, 해당 질문에 '예'라면 1점 부여, "예"라고 답한 수가 당신의 ACE 점수이다.


당신이 18살 생일 전에 부모나 집안의 다른 어른이

자주 당신에게 '욕설, 모욕, 조롱, 굴욕감'을 주었나요? 또는 당신의 몸이 다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도록 행동했나요? , 아니오

당신을 밀치거나 세게 움켜 잡거나, 손찌검을 하거나, 당신에게 무언가를 던졌나요? 또는 당신에게 맞은 자국이 생겼거나, 다칠 정도로 세게 때린 적이 있나요? , 아니오

어른이나 최소한 당신보다 5살 많은 사람이 한 번이라도 당신을 만지거나, 애무했거나, 또는 당신에게 성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몸을 만지게 강요한 적이 있나요? 또는 당신에게 구강, 항문 도는 질 성교를 시도했거나 실제로 한 적이 있나요? , 아니오

당신은 가족 중 아무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거나, 당신을 중요하거나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또는 가족들이 서로를 위하지 않거나, 가깝게 느껴지지 않거나, 지지해주지 않는다고 자주 느꼈나요?

, 아니오

당신은 먹을 것이 충분하지 않거나, 더러운 옷을 입어야 한다거나, 당신을 보호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또는 부모가 술이나 마약에 너무 취해 있어서 당신을 보살피지 못한다거나, 필요할 때 당신을 병원에 데려가지 못한다고 자주 느꼈나요? , 아니오

당신의 부모는 별거한 적이 있거나, 이혼했나요?

, 아니오

누가 당신의 어머니 또는 양어머니를 자주 밀치거나, 세게 움켜잡거나, 손찌검을 하거나 그녀에게 무언가를 집어던졌나요? 또는 이따금 , 자주 발길질을 하거나 물거나 주먹으로 때리거나 단단한 것으로 때렸나요? 또는 적어도 몇 분 이상 계속해서 때렸거나, 총이나 칼로 위협한 적이 있나요? , 아니오

당신은 술 문제를 일으키거나, 알코올중독자인 사람 또는 마약을 하는 사람과 함께 살았나요? , 아니오

가족 구성원 중에서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에 걸렸거나 자살을 시도한 사람이 있었나요? , 아니오

가족 구성원 중에서 감옥에 간 사람이 있었나요?

, 아니오


ACE 점수 해석

•0–3점: 상대적으로 위험 요인이 적은 편.

•4점 이상: 성인기에 정신적·신체적 건강문제(우울, 불안, 중독, 만성질환 등) 발생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

•7점 이상: 매우 높은 위험군으로 분류.

•정신건강: 우울증, 불안, PTSD, 자살 시도율이 일반인 대비 수배 이상 높음.

•신체건강: 심혈관질환, 당뇨, 만성통증, 자가면역질환, 암 등 발병 확률 증가.

•행동 양상: 중독 행동, 대인관계 갈등, 충동성 문제 발생 가능성이 큼.

•생리적 차원: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과잉, 자율신경계 불균형이 만성화되면서 신체 회복력(레질리언스)이 약해짐.



유전과 환경, 그 사이에서

책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다시 일깨운다. 불행이 질병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단순히 유전자 탓이 아니다.

유전과 환경이 서로 맞물리며,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통해 스트레스 경험이 세포 수준에서 각인된다.

즉, 우리는 곰과 함께 살아온 흔적을 몸속에 담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흔적은 때로 우리의 선택, 습관, 질병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네이든 버크 해리스가 강조하는 해법은 단순하다.

먼저, ACE 점수를 묻고, 기록하고, 드러내는 것.

그다음에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환경, 회복의 기회, 지지적인 관계를 제공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지만, 아이들이 곰과 함께 살아가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곰을 쫓아내고, 아이의 몸이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느낀 점( 책 전체 내용 구성면에서)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는"마음의 상처가 몸의 질병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보여줍니다. ACE 설문은 간단하지만, 그 결과는 삶 전체의 건강 지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아이들의 불행을 예방하고, 어른이 된 후에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건강 관리이자 사회적 과제입니다.


리뷰 총평

기대했던 세밀한 의료, 과학적 메커니즘 설명은 거의 없었다. 대신 “ACE 점수를 어떻게 물어야 하는가, 어떤 기관에서 활용해야 하는가, 사회적 안전망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 같은 실천 지향적 담론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보건 행정, 사회복지, 교육 현장에서 정책을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유용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미 ACE 개념을 알고 있다면 굳이 읽지 않아도 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정리

불행이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지 알고 싶다면 학술 논문이나 ACE 연구 원전(펠리티 연구, 후성유전학 관련 자료)을 찾아보는 것이 더 낫다.

이 책은 ACE라는 키워드를 대중에게 알리고, 제도적 변화를 촉구하는 책으로 이해하면 충분하다.


나의 결론: 알짜배기 의료적인 과학 내용은 없고, 정책적 맥락에 방점이 찍힌 책. ACE라는 주제 이외에 크게 얻어지는 내용은 없어서 아쉬웠다. 블로그 리뷰 요약만 읽어도 충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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