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치유 심리학
존 브래드쇼의 『수치심의 치유』는 우리가 흔히 겪으면서도 쉽게 언어화하지 못했던 가족의 상처를 다룬다.
수치심이 내재된 가족은 역기능적 가족 규칙을 따른다
가족/가정/결혼
“결혼과 가정생활이란 인간관계 가운데서 가장 중요하며 친밀한 관계라 볼 수 있다. 가족이란 앞으로 다가오는 무수한 어려움과 일들 가운데서
우리를 보호해 줄 수 있는 곳이며 성장이 무수한 일들이 벌어지는 기초 가 되는 곳이다. 어떠한 깊은 친구 관계라도 이를 대신할 수는 없으며 동
시에 그만큼 대가도 크다고 볼 수 있다.”
그가 강조하는 핵심은 단순하다. 수치심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를 건너 대물림되는 가족 시스템의 문제라는 것이다.
책 속의 “맥스”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맥스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였고, 어머니는 정서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아이들을 지탱할 수 없었다. 어린 맥스와 형제들은 부모의 빈자리를 대신 메우며, ‘작은 부모’ 역할을 감당해야 했다. 아이가 아이로 살아가기보다는, 가족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조기 성숙을 강요받은 셈이다.
맥스의 외할머니 또한 버려진 아동 시절과 성적 학대, 그리고 술과 관계에 의존한 파괴적 삶을 살아왔다. 그녀의 상처는 딸에게, 다시 손자 세대에게 이어졌다. 브래드쇼는 이 과정을 “세대를 관통해 전수되는 수치심”이라고 부른다. 가족 안에서 은폐되고 억눌린 비밀은 결국 다음 세대의 삶을 병들게 하고,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특정한 역할— 버려진 아이, 희생양, 영웅, 작은 부모—을 떠맡는다.
역기능가족 규칙
@ 출처: [도서] 수치심의 치유 _ 존 브래드 쇼
1. 통제 - 한 사람이 가족 전체의 감정과 상황을 통제하려 들며 또 그렇게 한다. 통제하려는 것이라 말로 그 통제자의 수치심을 커버하는 데 최상의 도구이다.
2. 완벽주의 - 모든 일이 항상 올바로 되어야만 한다. 완벽주의는 멤버들에게 완벽한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으로 강요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부정적인 일을 피하려는 것이 이들의 관건이며 자신도 못 따르는 기준에 따라 산다.
3. 비난 - 뭐든지 계획대로 안 되거나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자신이나 남을 비난한다. 비난 또한 수치심을 가려내기 위한 좋은 수단이다. 비난은 통제가 자기 뜻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 주로 사용된다.
4. 인간의 기본적인 다섯 가지 자유 부정하기 - 인간이 제대로 인간답게 살기 위해 다섯 가지 자유가 필요하다고 버지니아 사티어가 말했다. 예를 들면 자기의 생각하고 느끼고 알리고 상상하는 자유다. 하지만 역기능 가정은 가족원 모두로 감정 표현이 제한된다. 이 말은 당신이 그 어떤 자유롭게 생각하고 느끼고 표현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당신은 항상 만사 ‘O.K’의 완벽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표현할 것을 제대로 못 하는 것이다.
5. 말하지 마 -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수치심이 내재된 역기능 가족의 구성원들은 한번 말하기 시작하면 그동안 쌓아온 게 터질 것 같아서 참된 감정과 욕구를 숨기고 싶어 한다. 따라서 그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자신이 무너져 가고 있는 것은 절망적인 상황에 대해 말할 엄두를 못 낸다.
6. 실수하지 말라 - 수치심이 내재된 가족은 인간의 당연한 실수조차 자신의 취약점을 드러내는 것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자신의 실수한 건 교묘하게 감추고 남이 실수한 것에 대해서는 수치심을 안겨준다.
7. 믿지 못함 - ‘관계를 믿지 말라’가 이들의 신념이다. 믿지도 않으면 실망, 부모는 아이들이 그들을 신뢰하게 하지도 못할뿐더러 아이들이 필요할 때 있어주지도 않는다.”
서구 사회에서 사용된 부모들이 가진 논리는 엄청난 수치심을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더구나 근친상관과 알코올 중독, 폭력과 정신적 학대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얼마나 많은 가정이 파괴되며 역기능적이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앨리스 밀러(Alice Miller)는 이를 가르쳐 “치명적인 독처럼 작용하는 교육”이라 평했다. 이를 살펴보면,
엄청난 수치심을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부모들의 논리 -(우리나라의 가부장적 부모관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며 나의 친모가 자식과 손녀를 댜하는 가치관과 태도와 일맥상통한다.)
1. 성인은 아이들의 지배자이다.
2. 그들은 마치 신처럼 뭐가 옳고 그른지 다 판단한다.
3. 아이들은 부모가 기분이 나쁜 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
4. 아이들이 아닌 부모가 항상 보호되어야 한다.
5. 아이들이 가진 확신은 부모의 독단적인 권위에 위협으로 여겨진다.
6. 아이들은 가능한 한 빨리 부모의 의해 고집이 깨지고 상처받아야 한다.
7. 이 모든 일이 아이가 자신의 상처를 인지하지 못하는 아주 어릴 때에 행해져 나중에 부모에게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도 못하게 해야 한다.
치유의 출발점
맥스의 사례는 불운한 개인사의 나열이 아니다. 이는 역기능적 가족 안에서 반복적으로 벌어지는 구조적 패턴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을 인식하고 이름 붙이는 순간이다. 수치심의 굴레를 자각하는 것이 곧 치유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존 브래드쇼의 통찰은 결국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나는 내 가족 안에서 어떤 규칙에 묶여 살아왔는가? 그것은 내 본래의 모습이었는가, 아니면 가족이 요구한 가면이었는가?”
『수치심의 치유』는 역기능적 가족의 굴레를 드러내는 동시에, 그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자기 성찰의 거울이 된다. 책장을 덮고 나면, 독자는 알게 된다. 우리가 짊어진 무거운 짐은 결코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새로운 자유가 시작된다는 것을.
2025.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