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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잉 Jul 04. 2019

[대만여행(2)]투어없이 뚜벅이로 '스펀-지우펀' 가기

#스펀폭포  #풍등날리기 #위위안 #어묵탕 #취두부_지못미

대만 여행 이틀차!

스펀과 지우펀을 가게 된 날이다.


첫째 날: 인천국제공항-타오위안 공항-타이베이역-박스스토어-스린야시장

둘째 날: 스펀-지우펀

셋째 날: 볼란도 개인온천-중정기념관-라오허제 야시장-클럽 아이콘

넷째 날: 까르푸-타이베이역-타오위안 공항


애초에 예약했던 스펀-지우펀 버스투어 일정은 취소돼서

대중교통으로 스펀을 거쳐 지우펀을 가기로 했다.

대만 초행 여행에 한국인이 흔히 택하는 택시투어를 해볼 수도 있었지만

저렴하기도 하고 현지의 대중교통을 이용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서다.

중간 중간 비 소식도 있어서, 우의도 함께 챙겨서 숙소를 나섰다.


이날 우리의 일정은

8시 숙소 출발

9시 타이베이역->스펀역 지하철 탑승

10시30분 스펀 도착

14시30분 스펀역->지우펀 버스 탑승

15시 지우펀 도착

19시30분 지우펀->루이팡역->타이베이역 지하철 탑승

뚜벅이라면 조금 넉넉하게 시간대를 잡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나는 이날 대중교통 시간대가 잘 맞아서 숙소에 일찍 도착했다.


기차를 타기 위해 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출근하는 듯한 표정의 라이더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묻고 싶었다.

"출근이란 무엇인가?"

낄낄


1)타이베이역-루이팡역-스펀


먼저 타이베이역에 도착해서, 우리로 치면 티머니쯤 되는 카드를 편의점에서 샀다.


타이베이역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이지카드를 샀다.

보증금 100달러(한화 약 4000원)로 카드를 사고, 여기에 임의로 금액을 충전해서 지하철탈 때 태그하면 조금씩 차감되는 시스템이다.

우리는 타이베이역에서 루이팡역까지 간 후, 루이팡역에서 스펀역까지 가는 경로를 선택했다.




1시간 20여분을 거쳐 스펀역에 도착.



스펀역 풍경(왼쪽). 우리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 역에서 내렸다(오른쪽).


하...

여기도 뭐 먹을 거 천지다...

오후에 지우펀역 갈 때까지 배고플 것 같아서

주변 볼거리를 다 본 후 돌아오는 길에 먹거리를 사기로 했다.




처음으로 참여한 행사는 스펀역의 명물인 풍등 날리기.

철로를 가운데 두고 풍등을 날리게 하는 상점이 줄을 서 있다.

가격은 다 비슷한 편이라 우리에게 한국말로 말을 친절하게 걸어준 상점으로 그냥 들어갔다.

풍등 색깔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나는 4가지 색 모두를 선택해 200달러(한화 약 8000원)를 냈다.

빨간색, 노란색, 하늘색, 분홍색의 4가지 색은 각각 건강, 재물, 직업, 행복을 뜻한다고 한다.




내가 쓴 재물 소원(왼쪽). 이런 식으로 줄을 선 뒤 풍등에 붓으로 소원을 쓴다(오른쪽).


배가 한정적이어서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다 먹을 순 없었지만

30도에 이르는 무더운 날씨에, 하나에 40달러(한화 약 1600원) 하는 땅콩아이스크림을 지나치기 어려웠다.

얇은 반죽 위에 땅콩가루를 올린 뒤 아이스크림 두 스쿱을 올려 감싼 아이스크림이다.

시원하면서도 뒷맛이 느끼하지 않아 맛있었다.




다음 행선지는 스펀 폭포.

스펀역에서 폭포까지는 택시로 5분 거리인데, 조금이라도 체력을 아끼면 좋을 것 같아 택시를 탔다.

100달러(한화 약 4000원)를 내면 스펀역에서 폭포까지 이동 가능하다.



글보단 영상..




여행지 어디에서나 사찰을 볼 수 있는데, 여기서 본 모양은 다소 이색적이었다.


산의 중턱쯤 되는 곳에서 폭포를 다 보니 오후 1시 50분.

서두르면 2시 반에 스펀역에서 루이팡역으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루이팡역까지 가면 언덕 위에 있는 지우펀에 오르는 버스를 탈 수 있어서였다.

지우펀까지 가는 길에 배고플테니, 오는 길에 봐둔 음식을 한꺼번에 사서 먹어보기로 했다.

사놓고 보니 대체로 튀김음식이어서, 저녁 때까지 느끼한 맛이 가시지 않아 고생했다(...)

스펀역을 떠나기 전에 먹은 것들(왼쪽). 유명한 닭날개볶음밥은 간이 센 다른 음식 탓인지 굉장히 맛있진 않았다(오른쪽).

음식맛은 남편 손을 기준 시계방향으로

1)닭날개볶음밥: 65달러. 매운맛과 순한맛이 있다. 대만 특유의 향신료가 나쁘진 않았지만 튀김과 먹어서인지 썩 산뜻한 맛은 아니었다.

2)태국치킨:120달러. 한국의 거성치킨 메인메뉴와 비슷한 맛이다. 괜찮았다.

3)대왕오징어튀김:150달러. 적은 양에도 배를 금방 차게 해 저녁을 못 먹게 한 주범이다. 특유의 양념가루를 뿌려 맛은 있다. 나중에 돌아다녀보니 야시장에서도 흔하게 파는 음식이었다. 어디서든 한 번은 사먹었을 음식

4)총알오징어:100달러. 나는 머리에 밥이 들어있는 줄 알고 샀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오징어 맛이다...맛은  나쁘지 않다.


지하철 안에선, 현지인들과 다르게 다소 노출이 있는 여성과 그의 남자친구로 보이는 커플이 실신한듯 자고 있었다.

그들의 행색이 왠지 춘천에서 열렸던 월드디제이페스티벌을 마치고 상경하는 것 같이 보여서

이 커플을 따라다니면 대만의 핫플레이스를 들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2)스펀-루이팡역-지우펀


루이팡역에서 내린 후 버스노선을 찾다 급하게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우리나라엔 없는 정부기관인 '토지사무소'에 들려 볼 일을 봤다.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은 국가에서 취득하거나 분배한 토지만 사용 가능하다는데, 그 때 필요한 행정을 맡는 기관인지는 모르겠다.

에어컨 바람 쐬면서 버스노선 검색도 하고,  거기서 일하시는 분에게 물어봐서 버스정류장도 찾을 수 있었다.

정작 도착한 버스 정류장에선 공중화장실이 있는 곳을 친절하게 써 놨지만

그 곳에도 토지사무소에 가란 말은 없었지만

아무튼 토지사무소에 가면 길도 찾고 화장실도 갈 수 있다 히히

https://goo.gl/maps/LVcsJZCTkhnniU8w9

지하도로가 우리나라 서울역보다 깨끗하다(왼쪽).  지우펀 가는 버스정류장에 친절하게 공중화장실 위치가 안내돼 있다(오른쪽).


이 정류장에서 지우펀까지 가는 버스노선 788, 1062, 1063 등 다양하다.

버스 정류장에만 도착하면 지우펀까지 가는 길이나 버스 노선이 한국말로 친절하게 쓰여 있어 어렵지 않게 버스를 탈 수 있다.

https://goo.gl/maps/5hVMecc13J1gPPPr6



788번을 타고 10~15분 가량 가니 지우펀으로 가는 오르막길이 나왔다.

https://goo.gl/maps/pdcbD4Bd2BZFMxTCA

 부산에도 이런 풍경의 거리가 있었던 것 같기도(왼쪽). 지대가 높은 편인 지우펀에선 이런 풍경이 내려다보인다(오른쪽).


도착해서 가장 먼저 먹은 음식은 취두부.

원래 두부를 좋아하는데다, 초입부터 있는 가게라 궁금해서 먹어봤는데

아뿔싸 취두부였던 것이다...

한 입 베어먹을때는 몰랐는데 두부를 삼키니까 코 끝에서 발냄새가 났다(...).

두부 2~3개에 100달러(한화 약 4000원)인데 실패 비용으로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취두부는 이제 내 인생에서 안녕...

집 가서 두부조림이나 만들어먹어야지.





떡 종류가 많이 팔고 있었는데, 평소에도 떡 종류는 즐기진 않아서 패스.




센과 치히로가 왜 행방불명됐는지 알 만큼 거리는 복잡했다...


영화 '비정성시'와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배경이 된 곳인만큼 풍등이 거리마다 걸려 있었다.

밤에 보면 예쁠 법도 한데 그 때까지 체력이 버티진 못해서, 해질녘 즈음의 덜 밝은 풍등 정도를 볼 수 있었다.



대만에서 먹거리 외에 유일하게 산 기념품인 오프너(왼쪽).  다 삶은 닭을걸어놨는데 너무 무섭다..ㅠ(오른쪽).




현지인에게 더 유명해보이는 떡집. 부드러운 떡 안에 짭조름한 고명이 들어 있었는데 하나에 15달러였다. 이것도 실패비용(...).


사람도 많고 덥기도 더워서 슬슬 지쳐가고 있었는데, 그 사이 남편이 위위안 맛집인 '아간이위위안'을 찾아서 안내해 줬다.

이 곳은 외국인보다 현지인에게 유명한 곳 같았다.

https://goo.gl/maps/or8HyWb4fcgLPrQ28

 

문정성시를 이뤘던 이 가게는 맛집답게 불친절했다고 한다..


남편 말에 따르면, 점원은 주문을 받을 때 중국어를 못하면 화를 내는데

너무 못하면 그냥 이렇게 물어본다고.  "ice? or hot?"

아무튼 위위안은 따뜻하게 즐길 수도 있는 음식이라고 한다.


앉아서 먹는 곳까지 가는 동선이 길었는데, 가게 안 쪽에선 위위안을 생산하는 시설이 꽤 크게 갖춰져 있었다.




대만 전통 디저트인 위위안은 물, 감자, 고구마 등을 넣은 경단에 얼음과 팥을 넣어 먹는 음식이다.  연유 대신 떡으로 단 맛을 내서 세지 않은 간을 좋아하는 내 입맛에 잘 맞았다.



창 밖으로 절경을 볼 수 있다(왼쪽). 식당같이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곳엔 항상 화장실이 오픈돼 있다(오른쪽).


더위를 한 번에 날려버릴 만큼 시원하진 않았지만

높은 온도와 습도를 매일같이 마주하는 현지인에게는 한 순간에 더위를 날리는 맛보다

은근하지만 밀도 있게 피서를 하게 해줄 음식이 더 필요할 것도 같았다.



현지인들이 찾는 곳을 더 가고 싶어 검색한 곳은

골목 초입쯤에 있었던 '위안보짜이'라는 어묵탕 가게다.

https://goo.gl/maps/ugCENTY6VSCwBDgT6

가게 내부에서 본 외부 풍경.


나는 어묵탕을, 남편은 비빔당면을 주문했다.

각각 30달러(한화 약 1200원)로, 현지인들은 부담 없는 가격에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와서 가볍게 한 그릇 먹고 일어나는 식이었다.

다리도 아프고 다음에 들릴 일정도 검색해야 해서, 사각의 테이블에 앉아 1시간을 퍼져 있었다.


어묵은 부드럽고도 쫄깃한 식감이었고, 국물은 깔끔해서 느끼하게 먹어서 니글거렸던 속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지우펀은 밤의 홍등으로 유명한 곳인데,

5~6시쯤 되니 홍등이 불이 켜져서 한 밤의 정취를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사실 정취를 모르더라도,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서 더 머무를 여유가 없었던 게 함정(...)

계단이 많고 사람도 많아서 나중에 부모님과 함께 오려고 했던 계획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예쁘긴 예쁘다. 밤이 되면 더 예쁘겠지.



언덕 중간에 있는 카페인데, 음료를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의자에 앉으면 왼편에 수평선 너머까지 펼쳐진 산과 바다가 보인다.
내려오는 길목에서 볼 수 있는 절경.


골목에서 내려와 바로 보이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루이팡역으로 돌아와 타이베이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https://goo.gl/maps/F3xSZ3fZvWTvMCAD9


아침일찍부터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역, 출발 시간 등을 체크하느라 정신 없었지만

그래도 스스로 움직여 동선을 짰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했다.

그리고 중간중간 비가 내린다고 했던 대만의 기상청도 한국과 비슷한..수준인걸로...

집에 들어오니 8~9시쯤 돼서, 드럭스토어에서 산 휴족시간을 붙이고 오늘의 일정은 마무리.

내일은 개인욕탕이 있는 우라이 온천을 들렸다가, 저녁엔 클럽을 가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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