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잘 지내보자 아기고양이야
고양이를 키우게 됐다. 오랫동안 내 홀로 라이프의 꿈이었던 집사의 꿈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참 미안하게도 이 아이가 찾아온 시기에 우울이 겹쳤다. 그래도 1-2주면 곧잘 지나가던 우울이 최근에 한 달에 걷히질 않는다. 그래서인지, 내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요즘, 이 아이를 돌보는 일이 꽤 힘에 부친다.
며칠 째 나를 솔찬히 괴롭히는 이 아기 고양이 때문에 여러모로 정신적, 육체적, 금전적 스트레스가 겹치니 버티는 게 쉽지가 않다. 예쁘고 안쓰럽고 사랑스럽고 미운 이 아기 고양이를 보살피는 일에 스스로가 지칠까 두려워, 나는 요즘 스스로를 열심히 버티고 있다. 행여나 나의 우울이, 이 죄 없는 아기 고양이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말이다.
이 우유 냄새나는 아이는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내 겨드랑이를 파고들어 골골거리며 새근새근 잠을 잔다. 그러면 나는 아이를 꼭 안고, ‘나는 잘 이겨낼 거고, 이 시간은 잘 지나갈 거고, 우리는 잘 살아갈 거야.’라고 무한히 되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