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 사람은 내일을 기다리지 않게 된다.
견딜 수 없이 우울했던 시기가 있었다. 방 한 칸에 갇혀 과거를 회상하며 스스로를 측은히 여겼다. 여전히 젊은 나에게 너무 가혹한 절망이었다. 단언컨대 나는 단 한 번도 세상을 꾀부리고 영악하게 넘어가는 법이 었었다. 온몸이 부서져라 맞고 깨졌다.
올 한 해 나는 나의 인생에 수많은 변수를 뒀다.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많은 것이 달라졌다. 어쩌면 변수라기보다는 발버둥에 가까웠다. 이렇게라도 뭐라도 벗어던지지 않으면 목에 묶인 족쇄를 영원히 풀 수 없을 거 같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변수의 반복 끝에 선 나는 여전히 목에 묶인 족쇄를 느낀다. 내 온몸이 부서져도 나는 영원히 이 족쇄에서 벗어날 수 없구나. 어쩌면 나는 날 때부터 묶여서 태어났구나.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 사람은 내일을 기다리지 않게 된다.
바다로 돌아갈 수 없어 헐떡이는 물고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