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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니 Aug 21. 2022

요령껏 살아.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고, 정의로울 필요도 없어.




요즘 나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말라는 조언을 자주 듣는다. 나는 A라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이 B라고 하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하라고. 왜 B라고 생각하는지, A가 틀린 건 아닌 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데 에너지를 그만 쏟으라고 한다. 행복하게 살려면 깊게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 정말 정답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좀 억울하다.


잘못하면 벌을 받아야 하고, 양심적이어야 하고, 상대방을 배려해야 한다고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배웠다. 그렇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가르친 반면, 잘못해도 벌을 받지 않고, 양심적이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아무도 가르치지 않았다. 저 사람들이 대체 왜 저럴까 이해가 되지 않아 혼란한 나를 그저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사람으로 취급할 뿐이다.


15년 전쯤으로 돌아가, 어린 나를 마주할 수 있다면 꼭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잘못해도 벌 받지 않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고, 세상은 비양심적이고, 비도덕적이고, 모순적이라고. 그러니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적당히 살라고 말이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도 말고, 정의롭게 살 필요도 없고, 그저 요령껏 살라고 얘기해버리고 싶다.




출처: https://twitter.com/EM_BiniATM/status/1057114940345995264/phot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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