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8 Thu
밤에는 무서운 힘이 있다. 오전, 오후를 별 탈 없이 잘 지내다가도 해가 지고 달이 떠오르면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알 수 없는 폭풍이 휘몰아쳐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럴 때면 잠을 자지 못하고 원 없이 눈물을 쏟아내다 동이 틀 때쯤,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감성의 잔해들을 훌훌 털어내 버린다. 완전히 정리됐다고 생각했던 전 남자 친구들이 새삼 그리워지기도 하고, 세상과 동떨어지기를 갈망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있는 것이 사무치게 외로워지기도 한다. 혹은 왜 우는지 알 수 없어 눈물이 나기도 한다. 밤의 무서운 힘이다.
그래서 그 감정의 소용돌이가 내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그 밤을 견딘다. 그럴 때마다, 나 스스로가 참 대견하기도 하지만, 또 참 가엾기도 하다. 오늘 밤이 참 길다. 빨리 지나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