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45

2017.06.07 Wed

by 오르니





예전에 어디선가 보았지. 사람이 나이 들어감과 비례해서 더 성장하고, 더 신중하고, 더 어른다워지고, 더 넓은 마음을 갖게 될 거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몸은 늙어가고, 흰머리는 늘어가고, 주름은 깊어지는 데, 내 마음은 여전히 머물러있다고. 그래서 그 많은 어른들이 나이 드는 게 서글프다 하는 거라고.


나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도 믿지만, 변한다는 믿음을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지. 사람이 타고난 대로만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면, 그보다 슬픈 일이 어디 있겠어? 나는 여전히 철이 덜 들어서, 미운 마음을 짊어지고 불쑥불쑥 끼어드는 모난 생각을 떨치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어떠한 의미도 없다고 믿고 싶지 않아.


하지만 서글프게 그런 노력에도, 6개월의 외국 생활에서 보다 괜찮은 어른이 되어서 돌아오자는 결심에 나는 얼마나 다가섰는지,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어. 나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쓸데없고 불편한 고집을 손에서 놓지 못했지. 부정적이고 이기적이고 쥐뿔도 모르면서 잘난 척만 해대고 있어. 뭐라고 얘기해주면 좋을까. 내가 키우는 꽃밭에 보기 싫은 잡초가 무성히 났고, 점점 더 번져서 꽃밭을 죄다 집어삼킬까 봐 여전히 잔뜩 겁을 먹고 있거든. 다른 누구들처럼 밭에 가득 꽃이 만개한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너무 좋았을 텐데, 하면서도 그 잡초를 뽑아내지를 못해. 그 잡초가 뽑힌 자리가 텅 비어버릴 것만 같거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증의 마드리드는 나의 귀에 속삭이듯 ‘네 꽃밭에 잡초가 자라고 있어.'라고 알려줬어. 그것이 내가 얻은 가장 소중한 변화가 아닐까, 해.




IMG_3139.JPG 나의 꽃밭에 가득한 잡초,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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