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1 Sun
요일을 잊고 지내는 요즘, 부다페스트에서의 짧지만 긴 여행을 마치고 프라하로 이동하는 기차 안이야. 체력이 진짜 바닥났는지, 짐 좀 들었다고 팔에는 시퍼런 멍이 들고 온 몸에 알이 배겼어. 부다페스트에서 온종일 게으른 여행을 했는 데에도 불구하고 집만 나서면 숨 쉬는 것도 피곤해. 부다페스트도 지루해질 즈음, 루인 펍을 몇 군데 다니니까 다시 흥미가 좀 생겼는데, 떠날 시간이 됐네.
내가 그래. 처음에는 온몸으로 경계하고 긴장하고 적응하느라 좋은 게 좋은 줄 모르고, 나쁜 게 뭐가 있을까만 하루 종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지. 그러다 결국 가장 아름다운 것을 떠나기 직전에야 보고 느끼고 아쉬워하는. 사실 그게 혼자라서 더 그런 것도 같아. 혼자라서 뭐든 겁나고 두렵고 걱정되는 거지. 여행을 오래 하다 보면 종종 이런 생각도 들어. 아, 이 예쁜 풍경을 보면 뭐하지. 이 근사한 성당을 봐서 뭐하지. 이 멋진 성 앞에서 인생 샷을 찍으면 뭐하지. 이런 생각이 들어. 그래서 결국 결론은 내가 좋아하는 거 하자는 걸로 결론을 내리려고 하는 중이야. 횡설수설하는 거 같긴 한데, 결론은 프라하도 내 멋대로.